정치 경제

‘슈퍼 추경’ 앞둔 이명박 정부, 6조 규모 민생안정대책 발표

녹색세상 2009. 3. 13. 14:36
 

생계지원에 5.2조 투입…86만 명에 공공근로 제공


한나라당이 30조 원 규모의 ‘슈퍼 추경’ 밀어붙이기를 지속하는 가운데 정부가 민생안정을 위한 종합대책을 내놨다. 추경 공감대를 퍼뜨리기 위한 여론 환기 차원의 의미를 일부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서민계층에 직접 현금을 지원하고 공공근로제를 도입하는 등의 대책으로 경기침체에 따른 서민가계의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게 골자다. 식료품 가격 할인, 대학등록금 이자 지원 확대, 전세자금 지원 등의 대안도 담았다. 12일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민생안정 긴급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경기침체로 특히 서민계층의 고용과 소득이 줄어드는 등 생계 여건이 급속하게 악화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대응책이다. 대책은 크게 추경을 통한 생계 지원ㆍ교육 지원ㆍ주거 지원ㆍ추경 외 생활지원 등 네 가지로 나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긴급자금 6조989억 원을 투입한다. 부문별로는 △생계 지원 5조2310억 원 △교육 지원 2742억 원 △주거 지원 2324억 원 △제도개선 3613억 원이 투입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추경을 통한 생계 지원책이다. 경기침체에 따라 실직ㆍ휴폐업한 비수급 저소득층 120만 가구(260만 명)에 맞춤형 생계지원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 생계지원 대상자는 총 175만 명에서 435만 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세부안을 살펴보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7만 가구(12만 명) 늘어나며 경기침체에 따라 저소득층으로 전락한 계층에 대한 긴급복지 대상자 3만 가구(8만 명)가 추가된다. 이를 위해 투입되는 추경예산은 약 4573억 원이다. 생계보호 대상자에 포함되지 못하는 저소득층에는 한시적 맞춤형 사업이 제공된다. 먼저 근로능력을 갖췄고 최저생계비의 120% 이하 소득을 올리는 40만 가구(86만 명)를 대상으로 ‘희망근로 프로젝트’를 실시, 6개월 간 월 83만 원을 지급한다. 지급금액의 절반은 전통시장 상품권 등으로 대체할 전망이다. 소요예산은 약 2조6000억 원이며 이 중 2조원은 국고에서 충당한다.


근로능력이 없는 노인ㆍ장애인ㆍ중증질환자 50만 가구에는 6개월간 평균 20만 원의 소액 생계비가 현금으로 지원된다. 소요예산은 5385억 원이다. 최저생계비 이하 소득을 올림에도 재산이 있어 지원을 받기 어려웠던 20만 가구에는 보유주택 등을 담보로 평균 500만 원(상한 1000만 원)의 생계비가 저리 융자된다. 융자 금리는 3%며 2년 거치 5년 상환 조건이다. 이밖에 실직가정과 체불근로자 등을 위한 생활안정자금이 대폭 확대된다. 실직가정 생활안정자금은 당초 270억 원에서 3000억 원으로 대폭 확대되고 체불근로자 생계비대부와 체불근로자 체당금 역시 각각 300억 원, 2068억 원에서 추경 반영 후에는 2300억 원, 2802억 원으로 증가한다. 또 무료급식단체에는 정부 비축 쌀 1만5000톤을 무료급식단체에 무상공급하고 기초생활보상 수급자들은 20㎏들이 비축미를 1만 원에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학자금 대출금리 인하ㆍ주택임대 보증금 지원


교육부문 지원도 대폭 늘어난다. 먼저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 이자지원이 대폭 확대된다. 기존 대학학자금 지원에 더해 금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학자금 대출금리가 0.3~0.8%포인트 가량 인하된다. 이에 따라 09년 1학기 3~5분위의 경우 현행으로는 3.3% 대출 금리를 적용받지만 지원 후에는 3.0%로 내려간다. 정부는 오는 5월 중 ‘한국장학재단’을 설립, 국가장학기금을 확충해 추가 인하를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는 이르면 2학기부터 시행되며 총 1300억 원 규모의 재원을 가진다. 저소득층 학생의 금융채무불이행자 등록은 학교 졸업 후 2년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해 구직활동에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안도 밝혔다.


또 저소득층 미취업자는 학자금 대출액 원리금 납부를 1년 간 한시적으로 유예한다. 한편 사교육 대체수단을 양성하기 위해 정부는 금년 말까지 전국 초중고등학교 1만1318곳에 대한 IPTV 인프라 구축 지원액을 당초 150억 원에서 450억 원으로 늘리겠다고 전했다. 기초학력 미달학생, 장애인 등을 위한 학습보조 인턴교사 채용에도 370억 원을 지원해 1만5000명을 뽑겠다는 방침이다. 고용보장에 대해 명확하지 않아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장기적인 대책이라 보기에는 너무 미흡하다.


주거지원 대책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주택임대 지원책이다. 무주택 서민의 임대기회를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긴급하게 주거지원이 필요한 취약계층에 우선 입주가능 물량 중 500호를 시범공급하고 입주상황에 따라 1500호를 추가 지원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통해 긴급지원대상자 2000세대에 총 43억2000만 원의 지원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가구주택 매입 및 임대도 각각 7000호, 4389억 원에서 7500호, 4701억 원으로 늘어난다. 쪽방 거주자 등 주거환경이 극도로 열악한 이들의 임대주택 이주를 위해 임대보증금의 절반을 신규지원하기로 했다. 총 1060세대를 대상으로 12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추경 외에도 생활안정을 위한 제도개선 대책이 추가된다. 주로 생필품 가격할인, 서민금융 활성화 대책에 초점이 맞춰졌다. 먼저 가격이 오른 주요 생필품에 한해 한시적으로 긴급할당관세를 추진키로 했다. 정부가 관리하는 콩나물콩 도입물량은 지난해 1만5000톤의 두 배로 늘려 공급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먼저 7등급 이하의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상품 개발·판매를 확대키로 했다. 현행 5개 은행, 5900억 원 규모를 14개 은행, 1조3600억 원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반영해 금융회사의 기금출연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채무조정 대상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주거부문의 경우 영구임대주택 입주예정자의 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종전 4.5%에서 2%로 대폭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이 방안을 통해 약 1만7000세대에 총 10억 원의 이자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전망했다. 기초수급자에 대해서는 저소득가구 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1년간 한시적으로 1%포인트 추가 인하, 현재 2% 금리를 1%로 낮추기로 했다. 이를 통해서는 약 2만 세대가 34억 원의 이자부담 경감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담보가 없어 보증인을 세워야 하는 현실을 감안한다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땡 빚이라도 좋으니 우선 쓰고 보자는 것이 아닌지 참으로 걱정이다. 뒷감당할 능력도 없는 인간들이 ‘쓰고 보자’고 해대는데 이명박 정권이 꼭 그런 것 같다. (프레시안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