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태

앞산 달비골 벌목작업 저지 성명서

녹색세상 2009. 2. 24. 00:04

 

 

지금 대구 앞산에서는 대구시의 참 주인인 대구시민들마저 실체를 잘 모르는, 대구의 심장이자 허파인 이 앞산에 거대한 구멍이 뚫리는 불법공사가 자행되고 있다. 대구 경제를 발전시킨다는 허울 좋은 거짓말로 시민들을 우롱한 채 대구의 명소이자, 상징적인 존재인 앞산을 뚫는 것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재정자립도 전국 꼴찌의 대구시가 막대한 빚을 얻어 강행하는 이 공사로 편도 1,700원 이상의 통행료가 무려 26년간이나 매겨지고, 이 엄청난 통행료가 무서워 대구시민들이 이 앞산터널을 이용치 않아 예측통행량에 미달할 시에는 시민들의 세금으로 그 적자 분을 메워주게 되어있는 웃지 못 할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범안로의 실패(2007년 한해 적자 153억, 하루 4,200만원의 적자를 고스란히 시민들의 세금으로 메워줌)에서 대구시는 반성하기는커녕 또다시 바보 같은 짓을 반복하고 있으니 이런 개탄스런 일이 어디 또 있겠는가.


고용효과조차 미미한 경제발전이란 허상을 만들어 막대한 ‘빚’을 얻어 일으키는 이 대규모공사의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다. 26년간이나 시민들이 통행료란 명목으로 갚으란 소리이고, 그도 안 되면 세금으로 메워주란 이야기이다. 이는 마치 대구시가 경제발전이란 허울 좋은 명분을 쌓기 위해 벌이는 도박에 대구와 대구시민들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그러기에 애초에 대구시와 이 공사의 책임 시공업체인 태영건설은 이 공사로 인해 입게 될 인근 지역주민들의 피해보상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다. 4.5킬로의 긴 터널에 환기구조차 없이 만들어지는 이 앞산터널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 고속으로 질주하는 차량들로 인해 발생하는 엄청난 소음 문제, 바로 코앞에 들어설 고가도로에 의한 조망권 침해 문제, 이로 인한 주민들의 유일한 재산인 아파트값의 하락이라는 재산권 문제, 또한 주민들의 휴식처이자 시민들의 자연 공원인 달비골 상수리나무숲을 잃어버리는 것에 따른 삶의 질 문제 등등 숱한 피해가 있다. 


이런 막대한 피해에 대해 주민과 협의 없이 공사를 강행한다는 것은 시민이 주인인 민주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구시는 대구시민인 이들의 물적 정신적 피해를 위로하고 달래기는커녕 고압적인 자세로 시가 하는 일을 시민들이 방해해선 안 된다는 아직도 전근대적인 행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에 앞산을 사랑하는 우리 앞산꼭지와 달비골 인근 주민들은 대구시와 태영건설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 반민주적인 앞산터널불법공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 만약 공사를 강행할 경우 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일어나는 불상사의 모든 책임은 대구시와 태영건설 측에 있음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지금 용두골 공사현장구간 반경 500미터 안에 선사시대 문화유적(암음 유적)이 있어 그대로 공사를 강행할 경우 이 유적들의 훼손이 자명하니 즉각 공사를 중지하라는 문화재청의 공식적인 명령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태영건설은 마침내 폭탄을 이용한 발파작업마저 서슴지 않고 불법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용두골 공사구간 바로 코앞인 반경 300미터 안에서 조선후기 작으로 추정되는 마애석불이 발견되었음(매일신문 1월 23일자 보도 참조)에 불구하고 이 마애석불의 문화재 지정마저 미룬 채 발파작업을 용감(?)하게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응당 이 유적에 손상이 가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들은 이성을 잃고 불법공사를 마구잡이로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는 즉각 공사를 중지시키고, 대구의 역사를 다시 쓰게 될 유적들인 암음 유적과 마애석불을 철저히 조사한 후 문화재로 지정하고 이들을 아이들과 시민들을 위한 산 교육장으로 활용해서 명실상부한 문화도시로 거듭나기를 촉구하는 바이다.  


또한 대구시는 문화도시 대구를 표방하는 것에 걸맞은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것이며, 대구의 상징이자 대구시민들의 어머니산인 앞산을 뚫어놓고 문화도시 운운하는 것이 얼마나 모순인지를 대구시장 이하 관계자는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대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진정으로 민을 모시는 행정을 펼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대구시와 태영건설은 현재 앞산터널의 또 다른 출입구인 달비골에 24일부터 벌목작업을 시작으로 공사를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명백히 불법공사이며 후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범죄행위임을 다시 한 번 천명하는 바이다.


이에 우리는 아래의 사항을 강력히 요구한다.


1. 대구시와 태영건설은 달비골 인근 지역주민들의 재산권과 주거권의 심각한 침해를 야기하고, 주민들과의 협의 없는 앞산터널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24일 달비골 벌목작업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2. 암음유적(선사시대인들의 주거지)에 이어 앞산꼭지에서 발견한 마애불은 문화재로의 가치가 아주 높은 유적(국립대구박물관 학예연구사의 논평)이다. 공사구간 반경 300미터 안에서 발견된 앞산의 마애불을 즉각 문화재로 지정하라!


3. 문화재청의 공사중지 명령도 무시하고 지금 용두골 공사구간(3구간)에서 강행하고 있는 불법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4. 문화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농후한 다수의 유물이 있는 공사구간에서 발파작업마저 서슴지 않는 태영건설을 규탄한다. 대구시민들을 우롱한 태영건설은 발파작업을 즉각 중단하고 문화도시 대구, 그 대구시민들께 머리 숙여 사죄하라!


5. 불법공사 용인하고 문화재관리 직무 유기하는 대구시는 각성하라!


6. 이와 같은 엄중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할 경우, 우리는 모든 동원 가능한 수단을 이용해서 결사항전의 자세로 공사를 막을 것이며, 그로 인해 야기되는 모든 불미스런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대구시와 태영건설 측에 있음을 밝힌다!



대구의 어머니산, 앞산을 뚫지 마라!


앞산은 아이들의 것, 관통터널 막아내자!


앞산터널 막아내고, 대운하도 막아내자!


                    앞산을 꼭 지키려는 사람들의 모임(앞산꼭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