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당일 촛불 문화제 경찰의 과잉 폭력 집안진압
무모한 진압으로 20일 용산 철거 현장에서 6명이 희생됐다는 비난이 나오고 일고 있는 가운데, 이날 저녁 열린 촛불 문화제에서도 경찰이 마구잡이 과잉 진압을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저녁 7시부터 용산 철거민들이 사망한 건물 앞에서는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그런데 20일 밤 11시 KBS ‘뉴스라인’은 이날 경찰이 촛불 문화제 참가자들에게 마구잡이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을 찍은 화면을 내보냈다. KBS가 단독 촬영한 화면은 경찰의 물대포에 시위 대열이 흩어지고 시민들이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에서 서울역까지 가두 행진을 하는 과정에서 찍은 것이다.
▲ 경찰이 20일 용산 참사 추모 촛불 문화제에 참석한 여성의 머리를 잡고 폭행하는 장면이 KBS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화면을 보면 경찰 여러 명이 인도로 걸어가던 20대 여성의 머리 부분을 내리쳤고, 이 여성은 쓰러졌다. 그러나 길가에 쓰러진 이 여성을 둘러싼 경찰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정없이 폭행을 휘둘렀다. 또 KBS가 촬영한 화면에는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한 시민이 물대포 밑에 드러누웠다가 끌려나오는 장면도 담겨 있다. 이에 앞서 이날 낮 12시께 열린 긴급 브리핑에서 철거민 진압 당시 현장을 지휘했던 백동산 용산경찰서장이 철거민들의 행동이 불법이었다고 비난했을 뿐 경찰의 책임은 조금도 인정하지 않는 브리핑을 해 빈축을 샀다.
한편, 경찰의 여성 구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촛불 시위가 고조됐을 때도 경찰은 여대생을 군홧발로 짓밟으며 집단 구타했고, 그로부터 얼마 후에도 직장여성 장 아무개씨를 집단적으로 군화발로 짓밟고 방패로 내려찍고 구타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1980년 광주민중항쟁 이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죽은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폭력은 더 심해져만 간다. 강경 폭력진압 일변도로 밀어 붙이는 경찰의 폭력은 약자인 여성마저 사정없이 짓밟고 있다. 현장 지휘책임자인 용산서장과 교통경비과장과 진압 부대장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저렇게 폭력을 휘두른 전경들이 전역 후 어떤 정신과질환을 앓을지 걱정이다. 직접 폭력을 휘두른 사람들이 받는 상처가 크다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폭력만 휘두르도록 강요하는 자들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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