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화염에 불탄 용산철거민들에 대한 책임을 져라!

녹색세상 2009. 1. 20. 09:26
 

21세기인 지금도 대한민국의 헌법에 보장한 최소한의 행복추구권을 들먹이면 불손한 인간으로 취급당하고 만다. 헌법조차 지키지 않은  정권과 관료들을 ‘위헌에 대한 책임’을 물어 처벌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뒤 바뀌어 있다. 1월 20일 새벽 서울 용산철거민들을 경찰특공대 병력을 투입해 폭력 진압했다. 진압 과정에서 철거민의 시신 5구가 발견되었다. 다치지 않도록 중무장한 경찰 특공대의 부상자도 발생했다. 무리한 진압이 가져온 필연적인 결과다. 충분히 대화를 통해 풀 수 있는 문제를 공권력이란 이름의 폭력을 사정없이 휘둘렀다. 그 곳에서 30여년 동안 조그만 장사로 생계를 이어 온 사람들의 터전을 빼앗아 놓고도 북풍한설 몰아치는 거리로 사정없이 내몰리자 그들은 저항할 수 밖에 없었다.

 

▲ 1월 20일 새벽 서울 용산 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농성중인 한강대로변 재개발지역의 한 건물 옥상에서 경찰의 강제진압이 진행된 가운데 옥상에 설치한 망루에 불이 나자 한 농성 철거민이 안에 사람이 있다며 울부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사할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 놓고 철거를 해 달라”는 세입자들의 최소한의 생존 요구를 무시하고 개 몰듯이 일방적으로 몰아 붙였다. 요인 경호와 주요 시설물에 대하 경비가 주 임무인 경찰특공대 병력을 파업 현장이나 철거 현장에 투입해 진압한 것은 시민들을 향한 명백한 전쟁이다. 그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5명이 불에 타 죽었다. “세상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살려고 올라갔는데 죽어서 내려왔다.”며 피눈물을 쏟는 철거민들의 절규를 이명박 정권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귀에 들리는지 모르겠다. 오전 7시 무렵 건물 옥상 위에 설치돼 있던 망루에 철거민들이 던진 화염병의 불이 시너통에 옮겨 붙었다. 7시 20분께 망루가 완전히 불에 탔고 건물 옥상은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1명이 불길을 피하다 옥상에서 떨어져 숨졌고, 4명이 불에 타 숨졌다. 용산소방서 쪽은 5명이 숨졌고 부상자는 17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현재 현장에 있던 11명의 신원이 파악되지 않고 있어 부상자와 사망자가 추가로 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철거민들은 19일 새벽 5시부터 철거반원과 경찰에게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여왔다. ‘용산 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소속 세입 상인이라고 밝힌 철거민들은 “이곳에서 지금까지 장사를 하며 먹고 살았다”며 “강제 철거를 하기 전에 상인들의 임시 주거와 생계를 위한 임시 시장을 마련해달라”고 주장했다. 현장을 지켜봤던 철거민은 “경찰이 물대포를 무리하게 건물 옥상에 뿌리는 바람에 철거민들이 격렬하게 저항했고 불상사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용산 철거민 대책위 대표 인태순(47)씨는 “경찰의 무리한 진압으로 5명의 사람이 죽었다”며 “국가에 반드시 이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했다.


철거민인 세입자들은 용산지역에 주상복합건물을 세우겠다는 계획이 발표되자 “재개발 하는 동안 장사를 할 수 있는 시장을 열어 달라. 재개발 이 후 상가에서 장사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최소한의 요구를 한 것일 뿐 서울시나 경찰을 상대로 싸우려고 한 것이 아니다. 온 가족의 생계가 걸려 있기에 살기 위해 맨 몸으로 ‘살려 달라’고 절규했을 뿐인데 화염에 불타 시커먼 주검으로 돌아왔다. 강경진압의 책임자인 관할용산서장을 비롯한 경비책임자와 경찰 특공대 지휘관, 무리하게 강제 철거를 강행한 용산구청장과 담담 책임 공무원과 서울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는 그들의 죽음에 책임을 져야한다. 사람이 죽었으니 책임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대권을 노리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책임자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예선 탈락임을 알아야 한다. 생명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묻고, 그에 상응하는 처벌하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하는 최소한의 의무다. (동영상:칼라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