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태

앞산의 아름다운 곳 달비골 상수리나무를 내려오면서

녹색세상 2009. 1. 13. 00:14

 

 

대구의 어머니산인 앞산을 파헤쳐 심장부를 도려내려는 무식하기 그지없는 몰상식한 짓에 맨 몸으로 저항하고, ‘달빛이 고운 마을’이라 부른 ‘달비골’의 아름답기 그지없는 곳을 지키려는 몸짓을 하고 있습니다. 앞산터널 문제는 서로의 생각이 다른 차이가 아니라 ‘틀린 것을 틀렸다’고 말할 뿐입니다. 신약성서를 가장 먼저 기록하고 많은 저술을 남긴 바울은 ‘사랑은 불의와 같이 기뻐하지 않고 진리와 함께 기뻐한다’며 고백을 했습니다. 남들은 ‘아름다운 저항’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음에 분명합니다. 

 

 

이명박 정권의 ‘광란의 삽질’에 힘입은 대구시는 그냥 밀어붙이기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전형적인 정경유착인 ‘민자유치사업’으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자연환경을 사정없이 파괴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마냥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어 ‘앞산을 꼭 지키려는 사람들’(약칭:앞산꼭지)이 엄동설한에 차가운 골바람을 맞으며 벌목을 막으려 상수리나무 위에 지은 작은 집을 교대로 지키고 있습니다. 1월 11일 저는 내려오고 정수근 꼭지가 올라갔습니다. 골 초입의 바람이 드센지라 체감온도가 엄청나게 떨어지는 곳입니다.

 

산이 가리고 있어 10시 가까이 되어야 햇볕이 들고, 오후 4만 지나면 인근 아파트에 해가 가려 바로 추워지는 정말 악조건입니다. 저야 건설현장을 돌아다녀 그 보다 더 험하고 힘든 곳도 겪어 봤지만 처음 겪는 사람들은 불안한 게 사실입니다. 상수리나무에 의탁해 있기에 나무가 부러지지 않는 한 괜찮지만 처음 경험해 보는 사람은 당황하고 겁도 나기 마련이죠. 함께하는 싸움이기에 엄동설한의 추위를 마다하지 않고 생명을 살리고 앞산을 지키는데 자기 몸을 맡겼습니다.

 

‘진실을 알리는 시민’들인 아고라 회원들이 사진전을 달비골에서 열어 이명박 정권 이 후 설치는 인간들이 어떤 집단인지 시민들에게 알렸습니다. 앞산을 지키는 소식을 인터넷을 통해 곳곳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해 준 고마운 분들이지요. 임무 교대를 하는 곳에 참석해 같이 자리를 빛내 주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 상수리나무에 의지해 작은 성을 지었습니다. 야밤에 경찰순찰차를 피해가면서 건설노동 형제들이 수고를 아끼지 않은 덕분에 지을 수 있었습니다. 건설노동자들이 손을 놓으면 집이나 다리를 놓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 세 번 째 올라가는 정수근 꼭지가 상수리나무 위로 올라가는 심정을 말하고 있습니다.  추운데다 바람이 많이 불어 무너지지는 않은지 걱정 많이 하고 있을 겁니다. ^^

 

 

 

 

       

언제나 자리를 지키고 빛내주는 앞산꼭지들의 전속가수이자 끈질기게 앞산터널 반대 싸움을 해 온 ‘땅과 자유’의 회원들입니다. 앞산 꼭지들 중 가장 젊은 30대 초반의 씩씩한 청년들인데 요즘 공연 섭외가 들어온다고 여간 자랑이 아닙니다. ^^

    

 

      

저는 3주 간의 임무를 끝내고 드디어 땅을 밟았습니다. 산골 토목현장을 돌아다닌 경험이 많아 필요한 목록을 챙기다 보니 짐이 잔뜩 됩니다. 글 좀 쓰려고 한글 사전 두 권에다 책 몇 권 넣었더니 큰 트렁크 가방 두 개 가득이나 되었습니다. 안전을 생각해서 오르내릴 때 안전모를 반드시 착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