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3분기 국민 실질소득 최악…금융도박에 빠지면 국가도 망한다!

녹색세상 2008. 12. 3. 14:49
 

3분기 실질 국민 총소득(GNI)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8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NI는 전기 대비 3.7% 감소해 1998년 1분기(-9.6%)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는 거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3.5% 감소해 1998년 4분기(-6.1%) 이후 가장 나쁘다고 한다. 여기서 실질 GNI는 생산 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소득지표인데, 이 지표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그만큼 구매력이 떨어져 국민의 체감 경기와 호주머니 사정이 나빠졌다는 의미라고 한다. 실질소득이 뒷걸음친 것은 3분기에 유가 등 원자재 값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악화하면서 실질 무역 손실액이 33조 4000억 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란다.

 

▲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초상화 앞에서 차를 마시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어쨌든 겉으로 드러난 경제의 규모는 커졌지만, 고유가로 무역 손실이 크게 늘면서 국민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실질 국민소득증가율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는 거다. 경제성장률(GDP)은 민간소비와 수출 부진의 영향으로 지난 10월 한은이 예상한 수준(3.9%)보다 낮은 3.8%를 기록해 3년여 만에 가장 낮았다고 한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직접적인 원인이라면, 그 바탕에는 인간의 탐욕이 도사리고 있다. 땀을 흘리는 노력을 하지 않고 한 탕으로 큰 돈을 쥐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심이 이 모든 사태의 진짜 주범이다. 이토록 추악한 인간의 욕심이 무엇을 만들었는가 하면, 바로 도박이다. 도박 중에서도 가장 크고 화려하며 심지어는 도박의 끝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그것은 '금융도박'이다. 그러니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도 크게 생각해 보면, 금융도박의 일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당연히 BBK도 금융도박판에서 벌어진 해프닝임에 분명하다.

 

그러니 금융도박에 잘못 길들여지면 국가도 파산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가 파산지경에 이르렀다고 하는 걸 보고도 아직 의심의 눈초리를 하면 더 이상 설명해줄 방법이 없다. 우리 사회는 양심이 마비된w; 우리 오래다. 오죽하면 금융도박가를 영웅이라고 부를까. 영국 정부를 파산 직전까지 몰고 간 조지 소로스, 그는 부도덕한 인물로 비난 받기는 커녕 오히려 투기가의 동경의 대상으로 떠받들고 있는 게 사실이다. 2MB가 바로 이런 분위기를 적절하게 이용하여 정권을 잡은 것이 아닐까 하고 의심이 든다면, 금융 위기에서 경제 위기를 거쳐 미국의 파멸까지 예상되는 지금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까? 과연 무소식이 희소식이듯, ‘무대책’이 최상의 대책일까? 원래 금융기관이라 함은 서민으로부터 소액의 예금을 모아 기업에 대출하여 예금 금리와 대출 이자의 차액으로 영업 활동을 하는 ‘금융 중개’를 본업으로 한다.


그러나 1970년대에 들어와서 금융기관은 본래의 위치에서 너무도 멀리 떠나 버렸다. 소수의 부자들이 소유한 풍부한 자금을 더욱 키울 수 있는 금융상품이 개발됨으로써, 금융기관은 더 이상 기업에 자금을 제공하기 보다는 풍부한 자금을 보유한 부자들에게 연간 수십 %의 배당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금융도박업에 더 치중하는 쪽으로 변질되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더 이상 이자라는 것이 돈을 빌려 주려고 하는 화폐의 공급과 그것을 빌리려고 하는 화폐의 수요라는 관계에서 성립하지 않게 되었다. 장래에 대한 불안이나 위험이 이자율을 결정하게 되었다. 따라서 장래에 대한 불안과 불확실성이 증가하면 할수록 사람들의 화폐나 금이나 현물에 대한 집착은 강해져 금리가 상승하고, 상대적으로 주식이나 채권 가격은 폭락한다. 채권의 가격 차이보다도 유동성(화폐와의 교환 가능성)이 더 높아지며 더욱 안전한 자산을 선호하게 되면, 금융시장은 붕괴하게 된다. 이걸 유식한 말로 공황이라고 부른다.

 

오늘 대한민국 경제는 어떠한가? 2MB정권은 국가 경제 전체를 걱정하는가 아니면 소수의 부유층만을 걱정하는가? 금융기관은 양심껏 본업에 충실 했나 아니면 금융도박업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나? 또한 연기금은 원래 목적대로 운용되고 있나? 사실상 돈과 관련 있는 모든 경제 분야에 드리워진 암울한 분위기는 도박의 끝이라고 하는 ‘금융도박’에 빠진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내년 봄까지는 최악의 계절을 보낼 거라는 전망은 이제 너무도 당연한 우리의 현실이 되었다. 어디가 바닥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종합대책이 형편없는 막장 대책임을 보여주는 반증일 뿐이다. 

 

그런 식으로 공황 기간에 온통 삽질만 하다보면 대한민국 경제는 당연히 추락할 것이다. 추락하는 것에 날개가 있으려나 모르겠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공황도 시작하면 어떤 식으로든 끝나기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서민과 중소기업이 어떤 피해를 어떻게 당해서 얼마나 생존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게 불행이겠지만. 어쨌든 언젠가 공황이 끝나게 되면, 다시 돈벌이를 위한 새로운 금융도박이 등장하여 새로운 먹이감을 찾아 유혹할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어떤 도박이든 종류에 관계없이 도박은 제로섬 게임일 뿐이다. 한 사람의 승자가 다수의 패자를 희생양으로 삼아 모든 이익을 다 취한다. 2MB정권에게 서민과 중소기업은 제물이자 희생양이고, 승자는 언제나 그들 자신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기에 그들은 공황도 국가부도사태도 두려운 게 아니다. 다만 제로섬 게임에서 강제로 빠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 할 거다. 제로섬 게임에서는 승자를 제외한 나머지 참가자는 모두 파멸한다. 그럼에도 어리석은 자들은 또 다른 도박의 유혹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대책은 커녕 엉뚱한 짓거리만 해대는 이명박을 생각하면 걱정만 쌓인다. (한토마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