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과 인권

옥소리 진술, 내 죄가 박 철 보다 더 무겁나?

녹색세상 2008. 11. 26. 18:09
 

배우 옥소리(본명 옥보경)가 전 남편 박철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옥소리는 26일 오후 2시 경기도 의정부 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열린 공판에 관계를 맺은 사람으로 알려진 팝페라 가수 정모씨와 함께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옥소리는 자신의 간통죄 사실을 인정하며 “결혼생활 11년 동안 성관계 횟수가 언론에 보도됐을 때 그 사실을 아무도 믿지 않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박철은 남편으로서 의무감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며 “11년 동안 박철과 함께 살아왔던 것이 창피했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또 “결혼생활 내내 늘 이혼을 꿈꿔왔다”며 “이혼을 생각할 때마다 박철이 빌면서 ‘잘못했다’며,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했지만 그 때 뿐이었다”고 밝혔다. 

 

 

옥소리는 마지막으로 “죄송하고 창피한 일이지만 박철과 이혼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홀가분하다”며 “이렇게라도 벗어날 수 있게 되서 좋다”라며 결국 말을 잇지 못했다. “박철은 지금까지 술집에 다니면서, 그것도 모자라 안마시술소에 가서 여러 여자와 함께 한 방에서 문란한 성생활을 하면서 나를 외롭게 했다. 정 씨와의 짧았던 만남이 판사님이 보기에 박철보다 죄질이 그렇게 무겁고, 사회적으로 지탄을 많이 받을 만큼 나빴다면 감수하겠다”면서 법정에서 눈물의 진술을 했다.

 

26일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열린 옥소리와 팝페라 가수  정모 씨의 간통에 대한 공판에 출두한 옥소리는 우선 “한 때는 활동을 해왔던 배우이고, 거리에 나가서도 많은 사람이 알 만한 사람인데, 그런 문제 때문에 사회적으로 많은 분께 물의를 일으킨 점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다. 옥소리는 모든 공소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그와 같은 행동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전 남편인 박철에게 있음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간통이 정죄한다면 박철의 외도도 처벌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옥소리는 최후 변론에서 “이혼 소송 과정 중 양육권과 재산문제에 대해서는 항소가 불가피했기 때문에 아직 문제가 남아 있다. 아직 나는 다 끝난 것이 아니고 사실 조금 더 남았다. 하지만 이 어려움도 다 지나갈 거로 생각한다. 어서 빨리 모든 것이 정리가 돼, 심신이 안정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날 옥소리와 함께 법정에 선 정모 씨는 최후변론에서 “짧은 만남이었지만, 운명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서로 사랑했다”며 “문란한 상황도 아니었고, 너무나 따뜻하고 외로운 사람이었다. 대한민국이라는 법치국가에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 알아 거기서 멈췄지만 우리가 한 행동은 이미 잘못된 것이었다. 정말 서로의 육체를 탐닉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관대함을 베풀어 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옥소리가 검찰수사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했고, 고소인 박철이 강력하게 처벌을 원해 그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또 정모씨에게는 범행을 자백하고 잘못을 뉘우친 정상을 참작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한편, 탤런트 박철 전 부인 옥소리는 간통 혐의로 지난 1월 불구속 기소됐으며, 옥소리가 간통죄 위헌법률심판을 요청해 이에 대한 형사 재판은 잠시 중단됐다. 옥소리의 간통 혐의에 대한 판결은 오는 12월17일 오전에 판결한다. 국가가 개인의 잠자리까지 간섭할 정도로 할 일이 없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결혼 생활에 대한 책임은 서로가 져야하며, 성매매로 문란한 생활을 한 것 역시 비난 받아 마땅하다. 배우자가 간통을 했을 경우 형사  벌이 아닌 민사 문제로 더 큰 책임을 묻도록 법을 바꾸어야 할 시기가 벌써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