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 경제 대통령이라고 부르는 ‘미네르바’에 대한 방송의 서로 다른 보도를 보면서, 말이 쉽게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는지 여실히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한토마에서도 이와 유사한 글을 올리는 누리꾼이 있다. ‘최용식 21세기경제학연구소장’이 ‘미네르바 현상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는데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미네르바가 ‘일본 환투기세력의 한국 공격이 시작되면서 내년 3월 이전에 파국이 올 수도 있다’ 또한 ‘원화 약세와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을 틈타 상대적으로 강세인 달러를 빼내가기 위해 한국을 주 타깃으로 삼았다’ 그리고 ‘연초부터 정부의 고환율정책을 틈타 이들이 주식과 국내채권, 부동산을 서둘러 매각해서 외환시장에서 환차익을 얻어 송금했다’고 주장한 게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엔화와 원화의 환율 차이를 예로 들면서 자기주장을 폈다. 2007년 말 1엔당 8.97원이었던 엔화 환율은 2008년 11월 18일에는 14.97원으로 폭등했다. 만약 일본 자본이 국내에 소유한 부동산 3천억 원짜리를 팔았다면, 지난해 연말에는 334억 엔을 회수해갈 수 있었다(3천억원/8.97원=334억원). 그렇지만 지금은 겨우 200억 엔(3천억원/14.97원)을 회수해갈 수 있을 뿐이다. 무려 134억 엔이나 손해를 보는 셈이다. 이런 엄청난 손해를 위해서 일본 자본이 한국을 주 타깃으로 삼는다? 엔 케리 자금을 빼내어 우리 환율을 폭등시킨 목적이 바로 이것이다? ‘노란 토끼’가 우리 경제에 치명상을 입힌다? 이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변한다. 엔캐리 트레이드란 0퍼센트대 금리에 머물고 있는 일본의 엔화자금을 빌려 고수익이 기대되는 나라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엔화로 빌려서 엔화로 갚는 거다. 그렇다면 엔화와 원화의 환율 차이 때문에 엔화를 회수하는 일본이 손해 본다는 논리는 모순이다. 오히려 3억엔(26.91억원) 빌렸으면 3억엔(44.91억원)을 갚아야 한다. 일본 자본의 입장에서는 가만히 앉아서 환율 차이만큼 먹는 거다.
그래서 엔 캐리 자금을 빼내어 우리 환율을 폭등시킨 목적이 맞다. ‘노란토끼’가 우리 경제에 치명상을 입히고 있고, 이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지만 안타까운 현실이다. 미네르바가 ‘주가지수는 500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2007년 초반에는 1천4백선에 머물렀던 주가지수가 중반부터 폭등을 시작하여 6월 말에는 1천7백선을 넘어섰고 10월 중에는 2천까지 돌파했는데, 이때에는 미네르바가 우리 증시에 대해 어떤 전망을 했는가 하고 되물었다. 장차 주가지수가 5백 밑으로 떨어질 것을 전망할 수 있다면, 위와 같은 폭등세도 예측할 수 있었어야 한다고 강변했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 말쯤에는 국내 경제전문가들이 거의 모두 주가지수 3천도 가능하고 5천도 가능하다고 했었는데, 이때는 또 어떤 입장을 취했는가 라면서 입장을 분명히 하라고 했다.
또한 미네르바가 ‘부동산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면서, 그렇다면 부동산 투기가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했을 때에는 미네르바가 어떤 전망을 했느냐고 반문했다. 장차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것을 예측할 능력을 가졌다면, 부동산 투기가 일어날 것도 미리 예측할 수 있었어야 할 것이 아니냐고 힐난했다. 심지어 그는 ‘내년 3월에는 부동산 폭락사태로 인해 우리 경제에 파국이 닥칠 것’이라는 미네르바의 전망에 대해 “내년 3월을 예측할 수 있다면 부동산 투기도 진즉부터 예측했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딴지를 거는 무지함을 사정없이 드러냈다. 장차 주가지수가 5백 밑으로 떨어질 것을 전망할 수 있다면, 그 반대의 경우인 폭등세도 예측할 수 있어야 하고, “부동산 폭락을 전망했다면 부동산 투기 때는 어떤 전망을 했느냐”고 묻는 것은 미네르바가 개구라 치는 앞잡이가 되지 않아서 명색이 경제전문가란 사람이 그렇게도 섭섭했나 보다. 우리나라에는 ‘개구라’나 까는 어용들로 충분히 차고도 넘쳐난다. 삼천리가 어용으로 넘쳐나는데, 미네르바 한 명 더 어용으로 만들어서 뭐에 써 먹으려고 그리도 안달인지 모를 일이다.
주가가 3000이 가든, 부동산이 폭등하든 거품이 커졌을 시절에 대한민국이 당장 망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주가든 부동산이든 올라간 만큼 내려올 때에 고통스러운 거지. 극사실주의에 입각한 미네르바의 입장에서는 거품이 커졌을 때보다는 꺼져갈 때에 아무것도 모르고 속수무책으로 당할 서민의 고통이 느껴졌을 거다. 그래서 수많은 글을 통하여 미네르바는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일반 서민도 알아보기 쉽도록 썼을 뿐인데, 그 글 때문에 경제 위기가 심화되었다고 그러면 미네르바더러 어쩌라고? 미네르바가 부동산 투기하라고 부추겼냐? 아니면 주식이나 외환 사라고 꼬드겼냐? 그게 아니잖아! 서민이 살아갈 수 있도록 대비하라고 했을 뿐이다. 표현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한 누구나 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를 최용식 소장만 모르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아마 경제에만 몰입하다 보니 법과는 담 쌓고 살아서 그런 것 같다.
미네르바의 예견대로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니까, 2MB를 지지한 사람으로서 똥줄이 타셔? 그래서 희생양이 필요하고, 미네르바에게 희생양이 되어달라고 말하고 싶어? 너 같으면 개구라 뻥쟁이들을 위해서 희생하겠냐? 나 같아도 절대로 안 한다. 내가 누굴 위해서 희생을 하겠냐? 너 같으면 하겠냐? 너도 그런 건 싫지? 다 마찬가지야!! 너 싫은 건 남도 싫은 법이라고. 성서의 황금률이 뭔지나 아는가? “남에게 대접 받고 싶거든 남을 먼저 대접하라!”는 이 말을 잊으면 안 된다. 특정 이념에 몰입되면 올바른 판단력이 마비되는 것 같다. 그건 기독교도 예외가 아니다. 세상 질서에 편입되어 기독교의 권위를 빙자한 그권력이 갖는 힘을 우리는 이미 목격했다. 로마 가톨릭 신자였던 ‘히틀러’를 통해서 말이다. 오늘날 한국에서는 또 다른 ‘히틀러’(명틀러, 만틀러, 승틀러....)가 판을 치고 있다. 세상 질서와 야합하는 것이 마치 하느님에 대한 충성으로 착각하는 ‘21세기 한국판 히틀러’가 넘쳐나고 있다. 그래서 이념에 대해 낡아빠진 색깔론을 덧입혀 더욱 공격적인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일부 학자나 종교인들의 경우에 애국(愛國)이라는 미명하에 권력의 시녀 노릇을 마다하지 않는다.
종교개혁가였던 존 캘빈은 이미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그래서 존 캘빈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엄격하고 단호하게 성서의 유일한 권위를 확증했으나 그리스도의 절대적 주권이 교회와 사회와 국가에까지 확대 적용되는 것을 지나치게 강조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민족주의적 이념을 깨뜨리고, 국가를 신성시하는 세력을 드러나도록 했다. 또한 민족주의가 지닌 잘못된 종교성을 과감하게 비판했다. 민족주의의 허구성을 지적하면서 신앙과 혼합되어 교회를 이용하려는 경향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런 캘빈이 자신의 교리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향해 사정없이 칼날을 들이대며 짓밟아 버렸다. 오직 자신의 ‘신학과 교리만 옳다’는 독선에 빠져 종교개혁을 빙자한 ‘마녀사냥’을 한 그를 우린 ‘살인마’라 부른다. 이명박은 자신이 히브리 노예들을 새로운 땅으로 이끈 모세와 같은 예연자로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이다. 착각은 착각일 뿐이란 것을 알아야 하는데 그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으니 걱정만 늘어난다. (한토마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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