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과 인권

대구여고생 과잉체벌 또 다시 논란

녹색세상 2008. 11. 2. 18:38

 

 

 

분명히 말하는데 때리려거든 가르치지 마라. 폭력으로 남을 지도하겠다는 것은 책을 보기 위해 양초를 훔치는 것 보다 더 나쁘다. 초등학교 2학년에 대한 과잉 체벌이 문제가 된지 몇 일도 안 되어 여고생 과잉체벌이 발생했다는 것은 ‘학생은 때려도 된다’는 게 무의식적으로 배인 것이다. 최근 대구에 있는 한 여자고등학교에서의 과도한 체벌 영상이 유출돼 파장이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이 동영상에는 남성 담임교사가 여학생들을 복도에 세워놓고 벌을 주던 중이었다.


한 여학생이 힘들다며 일어났다가 뺨과 허벅지를 매와 손으로 맞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는 명백한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이며 미성년자에 대한 학대다. 이와 관련해 학교 관계자는 “자율학습 시간에 12명 정도 자율학습을 하지 않고 도망을 가서 지도하는 과정에서 물의가 됐다”라고 밝혔다. 체벌 논란이 된 담임교사는 “모든 책임 있고 모든 것이 내 탓”이라며 사죄를 했으나 폭력을 휘두르고 사과하는 것이니 이는 정말 웃기는 짓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장학사를 여고에 파견해 사건 경위를 조사해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당교사의 처벌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만일 학생들이 찍은 동영상이 없었더라면 분명 오리발을 내 밀었을 것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맞는 것 중에 가장 기분 나쁘고 마음의 상처가 깊은 것이 뺨이나 머리를 손으로 직접 맞는 것이다. 때리다 보면 흥분도 하고 묘한 감정을 느껴 자꾸 더 때리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이런 것도 모르면 교사 당장 그만 두고 집으로 가라.


학부모들은 자식들이 받을 불이익 때문에 폭력 교사를 ‘처벌하라’고 요구하거나 고소하는 것을 꺼리게 마련이다. 이런 약점을 잘 알기에 악용하는 저질 교사들이 대개 이런 짓을 한다. 문제는 동영상을 보면 학생들을 마구 때리는 것을 동료 교사들이 보고도 그냥 지나갔다는 것이다. 교사들이 폭력에 대해 얼마나 무감각한지 알 수 있다. 보고도 말릴 수 없는 학교 현장의 분위기가 더 문제다.


결코 일회성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니 근본적인 해결책을 세우지 않으면 교사들에 의한 학생 폭력은 계속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교사로부터 폭력을 학습 받은 학생들은 자기보다 약자에게 같은 짓을 하고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이처럼 약자를 향한 모든 폭력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악습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교육을 폭력으로 하려는 자는 교사의 직업윤리 기본도 모르는 몰상식한 인간이다.

 

정규수업이 끝나고 보충수업도 끝났는데 밤늦도록 학생들을 강제로 잡아 놓고 있어서 생긴 문제이기도 하다. 이 문제를 풀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물론이려니와 현재의 인권조차 짓밟힐 수 밖에 없다. 폭력은 명백한 인권 침해다. 이런 것도 모르면서 교사를 하는 것은 한 마디로 정신 나간 짓이다. 다시 한 번 말하거니와 때리려거든 가르치지 말고 집으로 당장 가라. 교사할 사람 지금 줄 서 있는 정도가 아니라 몇 년째 기다리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