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한국의 국가부도 가능성은?

녹색세상 2008. 10. 26. 15:35
 

외국인은 지금 손해를 보거나 감수하고 파는 게 아닙니다. 물론 지금이 바닥이라면, 그래서 향후 주가가 오를 것이라면 지금 파는 게 멍청한 짓일 수도 있겠죠. 그러나 지금은 바닥이 아닙니다. 적어도 외국인들은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훨씬 싼 가격에 재 매수 할 수 있는 기회가 조만간에 올 것이라 보고 있는 겁니다. 그럼 1년도 안 돼 반 토막 난, 달러화로 환산했을 때 러시아 중국 등보다도 더 빠진 우리 증시에서 지금보다 싸게 살 수 있는, 그것도 훨씬 싸게 살 수 있는 그 ‘기회’란 무엇일까?


바로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이나 디폴트(채무불이행)입니다. 지금 한국의 외화유동성은 고립무원 상황입니다. 정부신용을 걸고서도 외평채를 발행하거나 달러를 교환해서 조달할 수 없는 사실상의 금융거래 불능상태입니다. 기획재정부가 가진 가용 외환보유고는 이미 바닥났고, 한극은행이 가진 외환보유고를 매각할 경우에는 그에 준하는 대가를 치르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한국은 경제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번 위기에서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들은 이미 잔챙이 국가 수십 개국의 지원요청만으로도 정신이 없는 상태죠. 결국 한국을 도울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일본 중국 단 세 나라뿐인데 문제는…, 며칠 전에 조선일보에도 나왔죠. 자칭 한국통이라 일컫는 와세다 대학 여 경제학교수의 칼럼에서 그녀는, 한국이 자꾸 독도문제를 경제문제와 결부시키면 일본 국민은 한국에 일본세금이 지원되는 것을 허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결국, 일본의 독도침탈을 묵인하라는 요굽니다.

 

 ▲ 코스피1000, 코스닥300 붕괴된 24일 여의도 대신증권과 거래소 홍보관 (사진:한겨레신문)


그전에도 물론 우리나라 기획재정부의 실국장이나, 주일대사관의 주요 간부들도 이미 일본 재무성 주요간부들과 여러 경로로 접촉을 시도했을 겁니다.  그러나 물을 먹었겠죠. 지원과는 관계도 없는 별 시사적인 이야기로 온갖 훈계성 조언만 듣다가 뺀찌 먹고 왔을 겁니다. 이 시점을 전후해서 한국물 외평채 CDS프리미엄이 급등했을 겁니다. 이런 식으로 최근 두세 차례 가라앉다 급등했던 일들이 이런 정부 관료들과 정치인의 뻘짓이 벌어질 때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반응이 일어난 겁니다. 문제는 일본이 아니라 중국입니다. 막말로 일본에는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주장에 귀만 막고 있으면 됩니다. 물론 그것도 훗날 국제분쟁에 큰 악영향을 끼치겠지만 당분간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죠. 그런데 중국은 틀립니다. 이번 기회에 ‘한국을 먹어야 하는 게 아니냐?’라는 이야기가 대세라는군요. 이런 중국이 왜 일본 한국처럼 20~30년에 걸쳐 산업과 금융을 만들며 다져나가야 하느냐는 겁니다. 차라리 이 기회에 한국의 주요시중은행과 국영기업, 그리고 대기업들을 싹쓸이해버려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겁니다.


이런 전제하에 국제사회에서는 교묘한 너 죽고 나 살기 식의 온갖 음모와 비협조가 횡횡하고 있습니다. 물론 겉으로는 협조와 신뢰를 당부하면서요. 그 교묘한 복마전의 와중에 한국이 제1희생양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외국인의 증시 대탈출, 한국 부도가능성 증폭, 외환시장 대폭락, 외국계 언론과 신용기관의 한국에 대한 부정적 평가 등은 이런 보이지 않는 작업들에 대한 총체적 결과물로 보는 것이 옳을 듯합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우리 외환시장 마비의 제일 원인은 강만수의 고환율 정책과 외화유동성 확보의 선제적 대응실패인데… 이걸 숨기니까 대책이 안 나오는 겁니다. 진단이 정확해야 처방이 되는 건데 정부실패를 숨기고 싶으니까 외국 핑계만 대고 그러다 보니… 그냥 큰불이 꺼질 때까지 기다리자 거나 왜 이렇게 외국인들이 비이성적으로 나오는지 모르겠다는 푸념만 나오는 겁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직 정부는 정신 못 차리고 있죠. 외화유동성이 바닥인데 ASEM 회의나 G20 회의에서 어떤 식으로든 가닥을 잡을 걸로 기대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 같이 살자가 아니라 너 죽고 나 살기 판이며, 우리나라를 도와줄 나라는 오직 미국, 일본, 중국 세 나라뿐인데 미국은 큰 불나서 정신이 없고 일본 중국은 거대한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조만간 겨울이 옵니다. 연말이 오고 있다는 소리지요. 헤지펀드들 결산해야 하고, 은행들 증권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적자금을 수혈 받는 금융기관들의 사정은 더더욱 다급합니다. 따라서 연말에 가면 어느 한순간에 위기가 그냥 터져버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걸 막으려면 지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 준비는커녕 그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아니, 위기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까부는 상황입니다. 상황을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면 금리 인하 같은 주제파악 못 하는 짓은 안 했겠죠. 미국, 중국, 일본이 금리 인하한다고 한국도 동참합니까? 한마디로 꼴값을 떠는 거죠.


중국 일본은 이 판에 크게 한몫 보려고 벼르는 국가들인데 그런 국가들하고 800억 달러 펀드나 만들자고 하고… 거기서 한국이 큰돈 내겠다는 오더나 던지고… 도움을 주자는 건지, 도움을 받자는 건지, 그런다고 상황이 안정될 거라고 보는 건지, 악화할 거라고 보는 건지, 일본 중국을 늑대로 보는 건지 아니면 순한 양으로 보는 건지… 아무튼,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의 대탈출은 계속 되고 있네요. 근데 얼마 전 3대 신용평가기관이 느닷없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했죠? 그래야, 매도이탈에 도움이 되니까 그런 거겠죠? 그런데도 우리 만수는 좋다고 합니다. 그것도 아주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이렇게 정신 나간 머슴을 그냥 두고 보자니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들의 억장이 무너질 일이죠. (한토마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