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코스피 주가 또 폭락, 1000선 붕괴 초 읽기

녹색세상 2008. 10. 23. 22:52
 

코스피 또 대폭락 사상 최저치…‘1000선 붕괴 기정사실화’

 

 

금융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19일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은 오래가지 못했다. 약발은 단 하루였다. 21일부터 23일까지 주식시장 전광판엔 ‘마이너스 숫자’가 선명했다. 24일엔 심리적 마지노선인 주가지수 1000선을 위협하며, 또 다시 대폭락했다. 환율은 또 폭등했다. 이미 공황에 빠진 투자자들에게 연일 울려대는 사이드카는 귀에 들어오지 않은 듯했다. 체념과 자포자기 속에 한 증권맨의 자살소식은 ‘어게인(Again) 1998(외환위기)’을 떠올리게 한다. 시장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언급 자체를 꺼리고 있다. 전망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에 대한 시장의 불신은  여전했다. 정부가 내놓는 대책을 시장에선 불안의 징후로 보고 있다. 23일 금융시장은 또 다시 공황상태였다. 이미 22일 밤 미국 뉴욕 주가가 폭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상태였다. 국내 주식시장은 열리자마자 급격히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 환율1400원 돌파, 10년4개월내 최고,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전날보다 달러당 45.80원 폭등한 1,408.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3거래 일간 93.80원 급등하면서 1998년 6월17일 이후 10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400원을 넘어선 것은 1998년 9월23일 이후 처음이다. (사진:연합뉴스)


주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을 내다팔았다. 개인 투자자들은 폭락하는 시세판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오후 1시께는 1030선까지 무너져 내렸다. 전날보다 무려 100포인트 넘게 폭락한 것이었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일부 사들였고, 연기금 쪽에서 주식시장으로 돈이 들어왔다. 주가 하락폭을 약간 낮추긴 했지만, 폭락장세를 막진 못했다. 결국 어제보다 92.34포인트(-8.14%) 하락한 1042.25로 장이 끝났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은 공화 그 자체였다. 오후1시께 코스닥 지수가 10%이상 하락한 301.63까지 떨어지면서 300선 붕괴가 코 앞까지 왔다. 시장에서 서킷브레이크가 발동됐고, 거래는 20분동안 중단됐다. 코스닥 지수는 306.43으로 마감하면서 300선을 가까스로 지켰다.


환율은 10년 만에 1400원대로 폭등, 10년 만에 최고


외환시장은 사실상 마비상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시장이 열리자마자 폭등하기 시작해, 1420원을 넘어 1436원까지 치솟았다. 정부 대책발표 후 3일 동안 원-달러 환율은 93.80원이나 올랐다. 23일에도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도 전날보다 45.80원이나 올라, 1408.80원에 거래가 끝났다.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1998년 9월 23일 이후 처음이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원-달러 거래 자체가 거의 절반이하로 줄어들면서, 시장 자체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 대책 발표이후 불확실성이 더 커지면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딜러는 “환율이 오르면 오를수록, 외국인들 입장에선 국내에서 가지고 있던 자산가치는 더 떨어지기 때문에 자금이탈을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 빌딩 등 부동산까지 매각에 적극 나서고 있다.

 

▲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전광우(오른쪽) 금융위원장, 이성태(왼쪽) 한국은행 총재와 고위 당정회의를 거쳐 확정한 ‘국제금융시장 불안 극복방안’을 공식 발표한 후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폭락의 끝이 어디냐는 것이다. 정부가 연일 금융시장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거의 무덤덤하다. 오히려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지난 2001년 9.11테러이후 처음으로 시중에 2조원이 넘는 돈을 풀겠다고 발표했지만, 금융시장의 대혼란을 막지 못했다. 전문가들과 누리꾼들은 정부의 뒷북 대응과 신뢰 상실로 인해 시장의 불신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각종 게시판을 중심으로 누리꾼들은 주가지수 1000선 붕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말에 정부가 강력한 대책을 내놨지만 환율이나 주식 모두 하루밖에 효과가 없었다”면서 “특히 외환시장의 경우 이렇게 폭등하는 것은 정부 정책도 사실상 소용이 없다는 심리가 시장에 퍼져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현재 상황에선 지수 1000선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현재에선 어떤 대책이 나오더라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센터장도 “정책 당국에서 위기 대응의 방향을 잘 잡았다고 하더라도, 정책을 수행하고 집행하는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현재와 같은 분위기에선 금융시장의 혼란이 쉽게 가라앉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도 지난 22일자 보고서를 통해 한국정부가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내놨지만, 정책발표의 타이밍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대책 내용 역시 이미 미국과 유럽 등 국가에서 발표한 것과 유사해 시장 투자자들에게 신선함을 주지 못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결국 “선제적이고, 확실하고, 충분한 시장안정조치를 취하겠다”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에도, 투자자들은 이미 대거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 지경임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보다 근본적인 대비책을 세우기는 커녕 헛발질만 해대 있다. 그래서 국민들의 가슴은 썩어 문드러져만 간다. (오마이뉴스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