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불난데 기름 붓는 이명박식 위기대처

녹색세상 2008. 10. 10. 10:16

 

 

청와대에서 열린 재향군인회와의 오찬에서 실로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의 마음을 한 데 모아야 될 대통령이 좌파운운하면서 국민들을 이념갈등으로 내모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도대체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서 이념갈등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 아무리 싸울게 있더라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발 등의 불이라도 끈 다음에 싸우자고 호소해야 할 대통령이 오히려 이제 본격적으로 싸워보자고 팔 걷어 부치며 앞장서고 있으니 너무도 황당해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경제 위기상황인 지금 만나봐야 아무 짝도 쓸모없는 재향군인회와 밤 먹는 것이 뭐가 그리 급하고 중한 일인가? 미리 일정이 정해져서 어쩔 수 없었다면 그냥 밥이나 먹고 덕담들이나 나누고 헤어질 일이지,  위기상황에서 국민들을 어떻게든 통합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대통령이 친북좌파운운하면서 오히려 이념갈등이나 조장하며 국민들을 분열시키는 어이없는 짓이나 하고 있으니 도대체 지금 대통령은 위기를 극복하려는 마음이 있기는 한지 의심스럽다.

 

 

이명박 씨가 말하는 이념갈등을 일으킨다는 친북좌파는 도대체 누구인가? 이 정권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반대하면 모두 친북좌파라는 말인가? 아니면 지난 정권의 대북화해협력정책을 지지하면 친북좌파라는 말인가? 우리국민들 약60%이상이 현 정권의 대북정책을 반대하고, 지난 정권의 대북화해협력정책을 지지한다고 하는데 그럼 우리 국민의 60%가 전부 친북좌파라는 말인가? 대통령쯤 되면 할 말 안할 말 정도는 가려서 할 줄 알아야 한다. 도대체 대통령에게 북한과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고 식량지원 좀 하랬다고 친북좌파라 한다면 북한과 협상을 하고 중유를 제공하고 식량까지 주고 있는 미국정부도 친북좌파라는 말인가? 전직대통령이 10.4합의를 안 지킨다고 한마디 했기로서니 그 말에 발끈해서 멀쩡한 국민들을 그것도 이 시점에서 친북좌파라고 매도하는 것이 대통령이 할 짓인가?


그리고 도대체 누가 이념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는 말인가? 남 탓하고 덮어씌우는 것도 유분수지 촛불시위이후 의도적 공안정국조성, 교과서 역사왜곡 국방부  불온도서선정, 시민단체ㆍ노조탄압 등 이념에 대한 온갖 공격과 탄압을 저지른 게 누군데 지금 누구보고 이념갈등을 일으킨다고 태연하게 거짓말하는 것인가? 수구세력의 비위를 맞추려고 틈만 나면 좌파운운 하며 반대세력 때려잡기에 나선 게 누군데 지금 누구보고 이념갈등을 부추긴다고 덮어씌우는 건가? 개혁하려면 지난 정권 손 봐야 한다는 줄기찬 요구에도 외환위기 극복이 먼저라며 거부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반의 반 만이라도 닮았어도 이런 말은 함부로 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이 자리에서 이명박 씨는 달러사재기하면 나중에 안 좋을 거라며 공개적으로 협박을 했다고 한다. 당장 자기 코가 석자인 시장에서 대통령의 협박에 콧방귀나 뀌겠는가? 오히려 얼마나 사정이 다급했으면 좋게 밥 먹는 자리에서 대통령까지 저렇게 나서서 달러사재기하지 말라고 협박을 하는 것일까라고 시장에서 받아들이지 않았겠는가? 시장에서는 대통령의 협박을 달러사재기하지 않으면 큰일 나겠구나 하는 신호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대통령과 정부가 정책으로 달러사재기를 막아야지 시장에 겁을 줘서  어떻게 해보겠다는 것이 도대체 말이나 되는 일인가?


솔직히 말해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달러를 사 모으고, 무능한 정부의 약점을 노려 환 투기하는 것은 어찌 보면 시장의 당연한 반응이자 속성 아니겠는가? 이명박 정권이 신주단지처럼 섬기는 ‘규제 없는 시장주의’가 본래 이런 모습이다. 오로지 이윤창출만이 최고의 미덕으로 통하는 ‘규제 없는 무한 경쟁 시장주의’가 이윤과 자기 생존을 위해서 달러사재기를 하겠다는데 대통령의 협박이 통할리가 있겠는가?  대한민국에서 딴 사람은 몰라도 적어도 ‘규제 없는 시장주의’의 신봉자인 이명박은 시장의 달러사재기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


이명박 정권은 또한 위기를 부추기지 말라고 근엄하게 경고한다. 도대체 누가 위기를 부추긴다는 말인가?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정부정책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하는 것이 어떻게 위기를 부추긴다는 말인가? 이 나라가 정부정책도 마음 놓고 비판할 자유조차 없는 나라인가? 정부정책이 잘못되어도 입 꾹 다물고 있으면 위기가 알아서 저절로 없어지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랬다고 지금 정작 누가 이 나라에 위기를 부추기고  있는지 한번 따져보자. 바로 이명박 정부와 집권여당이 지금 실제로 위기를 더 부추기고 있지 않는가?

 

 


대통령은 위기는 없다는 말 빼놓고는 별 대책도 없이 달러사재기하지 말라는 협박이나 하고, 집권여당은 국민들 몇%가 달러를 가지고 있다고 범국민적 ‘달러 모으기 운동’하자는 코미디 같은 대책도 대책이랍시고 부끄러운 줄 모르고 내놓고 있는데 어떤 시장참여자들이 대통령과 여당말만 믿고 달러 사 모으는 것을 멈추겠는가? 집권여당의 원대대표씩이나 되는 자는 남 탓 하다 하다 그것도 모자라 ‘1997년의 외환위기도 야당 탓’이라는 망발을 일삼지 않나, 경제수장이란 작자는 나라 경제가 이 모양이 되었는데도 자기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고 핏대를 올려대고 있는데, 바보들만 모여 있는 시장이 아닌 다음에야 이렇게 무능하고 책임감 없는 정부여당을 어떻게 믿고 그저 차분하게 안정만 하고 있겠는가? 사정이 이럴 진데 지금 감히 누가 누구보고 위기를 부추긴다는 말을 함부로 내뱉고 있는가? 불난데 기름 갖다 부은 게 누군데 누구보고 위기조장하고 있다고 눈을 부라리고 있는 것인가?


지금과 같이 전 세계가 동시에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는 대통령과 정부는 물론 정치권과 국민들이 힘을 합쳐도 눈앞에 있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말까하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국민을 분열시키는 철 지난 이념논쟁이나 벌이고 있고, 정부는 뾰족한 대책도 없이 책임 모면하기에나 급급하고, 집권여당은 남 탓하기에 바쁘니 이러고서야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해나갈지 앞 일이 막막하다. 이렇게 무능하고 생각 없는 정권이 대한민국의 국정을 맡고 있을 때, 이런 큰 위기를 맞게 했는지 그저 무심한 하늘만 탓할 뿐이다. 이명박과 강만수가 ‘천국가도 안 말릴 테니 먼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국민들이 많을 것이다. 제발 부탁하건대 얼른 사라져 다오 이 인간들아..... (한토마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