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국제

러시아 가스, 이명박이 직접 짊어져 나르는 편이 빠를 것 같다.

녹색세상 2008. 10. 1. 12:59
 

이명박이 러시아를 방문해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가졌고 그 자리에서 이명박은 이 정상회담의 핵심의제라고 할 수 있는 시베리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러시아와 북한 그리고 남한을 연결하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설명했고 그 정상회담이 끝난 후  양국 국영가스회사인 한국 가스공사와 러시아 가즈프롬은 이와 관련 된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물론 이명박은 가스관이 북한을 경유하는데 따른 문제에 대해 북한을 설득해 줄 것을 러시아 정상들에게 요청했고 접대성 멘트인지는 몰라도 그들은 그러마하고 답변했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9월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에서 크로파체프 총장으로부터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뒤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물론 이 문제가 해결되면 러시아는 천연가스를 팔아서 좋고 북한은 부지를 제공하면서 그에 따른 경제적 이득을 취해서 좋고 남한 또한 1억 4000만 달러라는 통관수입을 얻을 수 있으며 따라서 그 수송비용을 절약해 그 천연가스를 싸게 공급받아 국민들에게 싸게 공급할 있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에 대한 제의를 서로가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런데 이처럼 북한을 통과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남북 간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 이명박 정부는 취임 초 부터 지난 10년 민주정권이 남북간 쌓아 놓은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기 위해 통일부장관 인선에도 북한에 강경입장에 놓여있는 사람을 인선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에 따라 기존 정부의 입장과는 판이하게 다른, 한마디로 말해 “북한이 하는 것 봐서 도와주겠다”는 북한정책으로 입장을 변경했으며 그에 대응하듯 북한은 민간인인 금강산 관광객을 피격함으로써 예상한데로 남북은 어름 장같이 차가운 냉각국면에 놓이게 되었다.


이런 남북 간에 풀어야할 숙제는 던져두고 이명박은 러시아로 달려가 북한이 협력하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할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 파이프라인을 북한을 가로질러 남한까지 수송하겠다는 프로젝트에 대해 러시아 정상들을 통해 북한을 설득해 달라는 협조를 구한 것이다. 쉽게 말해 이런 것이다. 먼저 귀싸대기 때려 놓고 그 귀싸대기 때리고 맞은 것에 대한 화해를 할 생각은 안하고 제 3자에게 부탁해서 “자! 귀싸대기는 귀싸대기고 이렇게 서로 이득 될 것이 있으니 체면상 내가 설득하지는 못하겠고 또 그럴 입장도 아니니 대신 나서서 얘기 좀 해주소.”


이렇게 하면 상대방 북한이 “오! 그래요,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니 그간 모든 것을 잊고 한번 추진해 봅시다.” 이렇게 나오리라 생각하는 것일까? 때문에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의미심장한 말을 던진 것이다.


“우리는 남북간 정치, 경제, 인도적인 접촉이 계속됐으면 하고, 특히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됐으면 한다”


이 뜻은 아마도 “이 답답한 사람아, 지금 남북 간에 냉각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뭐냐? 남북 정상간 합의한 10,4정상회담의 내용을 이행하는 것 아니냐, 어째 너는 거꾸로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이냐, 그걸 풀지도 않으면서 우리 러시아가 설득 한다고 해서 고집불통인 북한이 들을 얘들이냐!”는 뜻일 게다. 판세를 읽지 못하는 이명박은 한 술 더 뜬 것 같다. “러시아야 도대체 그게 무슨 소리냐? 또 그 말을 한 진의가 뭐냐? 우리는 1044 정상회담 이행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고 왔는데 지금 북한 편드는 것이냐?” 라고 따지고 있다.


그래 그럼 오해하지 말고 니 꼴리는 데로 하세요! 그렇다면 이명박은 북한을 통과하는 문제가 북한과의 10.4정상회담 이행 약속 없이는 실행 불가능한 것인 줄 알면서 왜 이런 프로젝트를 러시아에 협조를 구했을까? 혹시 “자 이제 너희들도 견디기 힘들 것이니 이런 프로젝트 건수를 빌미삼아서 은근슬쩍 못이기는 척하고 받아들이라”는 뜻일까? 아니면 우방국 러시아가 까라면 깔 것이라는 믿음에서였을까? 지금 남북 간의 신뢰는 아주 형편없다. 서로 못 믿겠다는 것을 넘어서 서로 안 믿겠다는 것이다. 이런 신뢰를 가지고  이런 것들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정말 중요한 합의점인 10.4 정상선언 이행은 쏙 빼버리고 “북한 너희들 참 어렵지? 그러니 앞으로 너희들에게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니 러시아가 설득하면 못이기는 척 수용해라?”


이명박은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이 프로젝트에 북한도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고 한다. 과연 지금까지 10,4 정상회담 이행을 요구하며 남북 간 대화를 단절 했던 북한이 러시아와, 북한, 남한에 가스관을 잇는 프로젝트 사업에 경제적 이득이 되고 우방국 러시아가 설득한다고 해서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가? 그러나 지금까지의 고집불통 북한 김정일의 스타일을 고려한다면 용을 빼는 재주가 없는 이상엔 가능치 않을 것 같다. 러시아 방문 정상회담에서 메드데레프 대통령은 20분을 늦었고 푸틴 총리는 40분을 늦었다고 한다. 과연 러시아가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라면 어떤 이유를 불문하고라도 이처럼 멀리서 온 큰 손님인 정상과의 약속시간에 이만큼이나 늦을 수 있을 것인가.


각국 정상회담의 의제는 서로 정상간 만나기전에 미리 상대방에게 건네질 것이다. 또 러시아 또한 지금의 남북이 어느 정도 경색되어 있는지 알 것이고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서도 잘 알 것이며 그 해결 방법 또한 모르진 않을 것이다. 억지인지는 모르겠지만 혹여 메르데프 대통령이나 푸틴 총리가 이처럼 외교적 결레를 법하면서도 약속 시간보다 늦게 도착한 이유도  미리 건네진 러ㆍ북ㆍ남으로 연결 되는 가스 수송관 프로젝트를 미리 검토하고 “이 제안은 불가능함으로 쓸데없이 시간만 낭비 될 뿐이군” 이렇게 규정하고는 그 시간만큼 일부러 늦게 온 것은 아닌지, 또는 뭐가 우선이고 뭐가 나중인지도 모르는 정상과 만날 이유는 있는 것인지 고민했던 흔적이 아닐까?


누가 잘하고 잘 못했든 간에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듯, 지금처럼 급격히 냉각 되어 있는 남북관계 상황에서 경제협력 제안이 중요한 것일까? 금강산 관광도 막혀 있고 때에 따라서 개성공단마저도 막힐 위기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이명박은 러시아, 북한, 남한을 잇는 파이프라인을 설치하여 천연가스 수송 프로젝트를 재 기획하고 제안하기 이전에 남북 정상간 계약한 10.4정상선언 불이행으로 너무도 꽉 막혀 있는 남북 간 소통할 수 있는 10.4 정상선언이라는 파이라인을 먼저 뚫는 일이 시급하지 않을까? 이명박은 가능하다고 했으나 남북 간 경색의 가장 중요한 원인인 10.4 정상선언 이행 약속을 선언하지 않고서는 북한을 잇는 러시아 천연가스 수송은 물론 앞으로 아무리 좋은 취지의 남북 경제협력 제안도 모두 공염불이 될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한토마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