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만평

이명박, 아직도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좋다고?

녹색세상 2008. 9. 18. 13:47

 

 

 

 

미국발 금융위기를 보고도 한승수 국무총리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에게 “시장에 혼란을 주는 발언을 했다”며 ‘비공개’로 경고한 모양입니다. 반토막이나 부러져 가고 있는 것을 보고도 마지막까지 붙들고 싶은 심정이야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총리가 그런 말하기에는 품격이 떨어지죠. 한은 직원들은 한 총리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하려 한다’며 한국은행 직원들로부터 반발을 하는 등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17일 한국은행과 총리실 등에 따르면 한 총리는 “최근 정부 관료들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한은 총재가 이와 상반되는 입장을 밝혀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고 이 총재를 간접 비판했습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국내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한 총리와 상반된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한 총리는 지난 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나와 “‘9월 위기설’은 완전히 간 것으로 본다”고 밝혔는데 이틀 뒤인 지난 11일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시장이 워낙 밖에 노출되어 있어 한국도 앞으로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국제 금융시장도 미국의 주택시장과 연결되어 있어 가까운 장래에 평온을 찾기는 어렵다”고 말하는 등 이틀 사이에 말을 바꾸는 경거망동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누구 판단이 옳았는지는 1주일도 안돼 판가름 나고 말았죠. 미국발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보다 더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16일 하루 동안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90포인트 이상 폭락하고, 원ㆍ달러 환율은 50원 이상 폭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공황 상태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 총재의 예상처럼 미국 금융위기 여파가 국내 금융시장을 뒤흔든 것이죠. 결국 한 총리는 17일 국무회의에서 “미국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하고, 단기적으로 우리 시장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기존 발언을 번복한 것인데 국무총리란 자가 이 정도 수준 밖에 안 되니 정말 딱한 노릇이죠. 삽질 경제 대통령의 머슴 노릇을 하려다 보니 그런 짓을 했는지, 천성이 남의 말을 잘 안 듣는지 모르지만 정말 딱한 사람임에 분명합니다. (2008. 9.18일 경향만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