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민중

현대자동차, ‘밤샘근무’ 없앤다

녹색세상 2008. 8. 26. 14:58

“일년 절반을 밤새며 노동하는 고통에서 해방”


저녁에 출근해서 아침에 퇴근하는 밤샘근무제도, 이미 선진국에서는 사라진 지 오래된 제도인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기업이 유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이 같은 밤샘근무 제도를 없애기로 의견을 모아 다른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노동시간이 긴 나라인 대한민국. 그 대표적인 근무형태인 밤샘근무를 없애기로 현대자동차 노사가 의견접근을 봤다. 현대자동차 야간조의 경우 오후 9시에 출근해 밤새 근무하고 다음 날 아침에 퇴근하고 있다. 이 같은 현재의 주야간 2교대 제도를 야간조도 밤 12시 이전에 퇴근하는 제도로 바꾸는 데 원칙적 합의를 본 것이다. 일부 내용에 불만을 가진 노조 내부의 반발로 아직 합의안에 공식서명하지는 못했지만 이제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밤샘근무가 사라지는 것은 기정사실이 됐다. 일년의 절반을 밤을 새며 근무해야했던 고통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제조업체 가운데 11%가 교대제 근무를 채택하고 있으며, 특히 천 명 이상의 대기업은 38%나 된다. 이 가운데는 제철이나 화학 등 작업공정의 특성상 생산라인을 멈출 수 없는 사업장도 있지만, 대부분은 한정된 공장시설을 24시간 풀 가동하기위해 교대근무제를 채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밤샘근무 폐지운동을 벌이고 있는 노동계는 이에 대해 설비투자를 하지 않고 근로자들의 건강을 희생하면서 이윤을 추구하는 행태라고 비판하고 있다. 근무제도 개선운동을 펼치고 있는 금속노조 박근태 부위원장은 “밤샘근무 제도를 폐지하고 설비투자를 확대할 경우 노동자의 건강권도 지키고 일자리도 창출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다.


밤샘근무, 선진국에서는 사라진지 이미 오래


현대자동차 노사의 이번 합의는 아직도 밤샘근무를 실시하고 있는 다른 자동차업체는 물론 국내 다른 업종에도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외국계 기업인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우 야간조가 오후 5시에 출근해 오전 1시45분에 퇴근하는 제도를 이미 실시하고 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윤영모 국제정보센터장은 “GM이나 도요다 같은 다른 글로벌 자동차업체는 이미 철야근무를 폐지한 지 오래됐다”면서 심야근무제도 폐지가 노동선진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야간 근무가 암 발병의 원인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구 결과를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밤낮이 수시로 바뀌는 노동은 사람의 몸을 축 낸다는 것은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많이 늦긴 했지만 현대자동차를 시작으로 전 사업장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노컷뉴스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