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을 점거하면서 파업에 들어 간지 1년이 넘었습니다. 이들의 요구는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해 달라. 월급 조금만 더 올려라’는 지극히 소박한 것인데 이랜드의 실질적인 사주인 박성수는 ‘성서에 노조는 없다’며 엉뚱한 소리로 답을 대신했습니다. 그렇지만 성서에는 일 하면서 먹고 살만한 임금을 주라는 말은 있어도 ‘비정규직’이란 말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비정규직 없는 나라가 하느님 나라’라는 이남신 집사의 기도가 더 성서적입니다. 예수께서 인용한 포도원 농장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침에 오나 조금 늦게 와도 비슷한 임금을 주는 농장주에게 일꾼이 항의를 하자 ‘먹고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대답을 합니다. 이게 성서의 정신이고 예수가 그렇게도 말하던 ‘이웃사랑’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끈질기게 싸워온 저 분들을 보면서 나태해지는 저 자신을 채찍질 해 봅니다. 김경욱 위원장은 “친구도 잃고 신용도 잃었다” 한탄해 하고 있고, 어떤 이는 “무엇보다 건강을 잃어 더 걱정”이라고 합니다. 저 분들에게 조그만 사랑의 손길이라도 전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랜드를 인수한 홈플러스는 노동자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으면 안 됩니다. 최소한의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갖추지 않고 기업 경영을 말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얘기입니다. 인수자는 매도자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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