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민중

KTXㆍ새마을호승무원들 고공농성, ‘더 이상 갈 곳 없다’

녹색세상 2008. 8. 28. 03:03
 

서울역 40여 미터 철탑, 무기한 농성하기로


정리해고 철회와 철도공사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장기간 투쟁을 벌여 온 KTX-새마을호 승무원들이 27일 새벽 5시를 기해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오미선 KTX승무지부 지부장을 비롯한 KTX승무원 2명, 장희천 새마을호 승무원 대표, 황상길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조직국장, 정규직 조합원 1명 등 5명은 서울역 부근 40여 미터 높이의 조명철탑에 올라 농성중이며, 직접고용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고공농성에 들어가면서 낸 성명서를 통해 “KTX-새마을호 승무원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으며, 3년 가까이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달리 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며 “정리해고 및 계약해지를 당한 후 단식ㆍ농성ㆍ점거ㆍ연행 등 해보지 않은 투쟁이 없지만 변한 것이 없었다”고 밝혔다.

 

  ▲  KTX-새마을호 승무원들과 철도노조 조합원 등 5명이 27일 새벽 5시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사진:참세상)


또 KTX와 새마을호를 이용하는 승객들을 향해 “여러분들이 서울역 홈에서 열차를 타고 계실 때 맞은편 조명철탑 위에서 농성하는 승무원들이 보일 것”이라며 “3년 가까이 처절하게 짓밟히고 저항해 온 승무원들이 자신들의 생존권과 함께 40미터 철탑 끝으로 올라갔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고공농성 장소인 조명철탑 아래에 설치된 천막농성장 앞에서는 오전 10시 30분에 연대집회가 열렸으며, 저녁 7시에는 서울역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하는 촛불집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선선해지는 날씨라고 하지만 밤낮 기온 차가 심하고 각종 소음과 도심의 매연이 심해 농성에 들어간 노동자들의 건강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노동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으면 쳐다  보지도 않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게 서글픈 현실이다. 제발 우리 사회가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켰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