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박사에게 보냅니다.
이젠 노망이 단단히 나셨나요? 1928년생이시니 올해로 여든 하나시네요. 참 오래 사셨습니다. 요즘은 의술이 좋아 이젠 오래사신 것도 아니긴 합니다. 그런데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이 무슨 노망이랍니까? “盧 전직 대통령 예우, 깡그리 박탈해야” 도무지 그런 말을 할 자격이나 있으신가요? 무자격자 아니신가요? 전마빡 시절엔 찍소리 못하고 주둥아리 다물고 빌붙더니 이게 무슨 망발인지요? 공자님은 위정편(爲政篇)에서 다음과 같이 회고하셨다죠. “나는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吾十有五而志于學), 서른에 뜻이 확고하게 섰으며(三十而立), 마흔에는 미혹되지 않았고(四十而不惑),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으며(五十而知天命),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되었고(六十而耳順), 일흔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라구요.
▲ 90년대 초 몽둥이와 각종 무기로 무장한 사복체포조, 일명 백골단이 시위에 참가했던 학생들을 무차별적으로 연행하고 있다. 그 시절 김동길은 침묵을 지키며 내용 없이 귀만 간지럽게 하는 강연과 책 팔며 잘 살았다. (사진:오마이뉴스)
그런데 나이 일흔도 넘고 팔십도 넘으신 분이 이 어인 망발이신지요? 노 교수의 말대로 단죄를 들먹이시려면 1980년 5월 빛고을 광주에 민중의 피를 뿌린 전두환과 노태우를 먼저 운운하고 또 외환위기로 수많은 국민을 도탄에 빠뜨리며 가정을 파탄시켜 ‘한국 전쟁보다 더 많은 이산가족’을 만들어 민족에 죄지은 김영삼 부터 예우를 박탈하라고 언급한 연후에 그리고도 잘못이 있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운운했어야 정상 아닌가요? 1941년 창씨 개명한 ‘야마기 카쓰란’씨를 아시지요? 한국이름은 김활란 입니다. 일제의 부역에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고 김활란 씨와 당신의 누이인 고 김옥길 씨와는 참 교분관계가 심오하지요? 그리고 당신도 물론 그의 영향을 많이 받으셨을 거란 생각이 들구요. 이제 국민 알기를 개밥의 도토리만도 못하게 여기는 작금의 이상야릇한 정부가 일제의 추함까지 감싸 주려하니 그에 감읍하여 아부라도 하시려는 건가요? 우매한 후학 도무지 이해가 안가외다.
그런데 이제까지 감춰둔 뭐 이상한 이력이라도 있으신가요? 아니면 뭐 감추실 일이라도 있나보죠? 그게 아니라면 느닷없이 퇴임한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들먹이다니 세상을 하루 이틀 살아 역사에 대해서 무지하고 그 어떤 것도 모르는 청맹과니라면 그럴 수도 있으려니 생각하겠지만 아무리 멍청한 두뇌로 생각하더라도 노망나지 않았다면 이것은 도저히 아니란 생각입니다. 당신이 트레이드마크인 ‘이게 뭡니까?’가 불현듯 생각납니다. “이게 무슨 노망난 늙은이가 갈 때가 다 되서도 갈 곳으로 아니 가고 여지껏 살아남아 뱉어내는 망발입니까? 이게 뭡니까?” 군분 독재시절엔 아부로 그리고 아양 떨며 연명하고 호사누리고, 그도 모자라는지 또 대한민국 거부 고 정주영 회장 곁에서 기생하며 단물 빨아대던 추한 노망난 노인네가 그 나이에 무슨 망발이신지요? “길이 아니면 가지 말고, 말이 아니면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는 원로라면 백골단이 부활한 지금 시점에 ‘인권침해 하지마라’고 한 마디 해야 한다. 김동길은 김대중 정권 이후 ‘빨갱이 박멸’에 나선 이리 마냥 설쳐 노년이 매우 추하다. (사진:오마이뉴스)
그런데 “흑염소를 고르기가 어려운 게 아니라 몰아내기가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하나씩 잡으세요. 단번에 잡지 마시고 하나씩, 하나씩 / 노무현 비슷한 인간이 나라의 중요한 자리에 있으면 국민이 고생하게 마련입니다.”라구요. 말에 토를 달 가치조차 못 느껴 그냥 당신이 내지른 망발의 증거로 글만 담습니다. 옛말은 참으로 틀린 말이 하나도 없어 보입니다. 세상을 살만큼 사셨다 생각하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그냥 하시는 말씀이 있음을 잘 아시죠? 그것은 나이 들어 자식이든 이웃에게 또 후학들에게 자신의 추한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이시기 싫은 맘을 표현한 자조적인 혜안이라 생각합니다.
귀하의 노망 끼 잔뜩 든 망발을 보면서 이 말이 왜 이토록 새로운지 모를 일입니다. ‘늙으면 죽어야지.’라는 말이. 이제 그만 망발은 거두시고 조용히 요단강 넘어갈 준비나 하시는 게 그나마 쌓은 이제까지의 명망에 흠집 덜 가는 첩경이 아닐런지요? 상도동의 노망난 어느 늙은이처럼 언론이 관심을 가져주지 아니하면 키웠던 언론장학생 모아놓고 언론의 조명 받는 게 취미생활인데 안 배워도 될 것을 배우시나? 이제 그만 치우시죠. 당신의 시대는 이미 갔습니다. 노망과 망발은 이제 그만 하심이 많은 사람들을 위해 좋을 뿐 아니라 귀하의 마지막 가는 길을 위해서라도 좋을 것입니다. 노욕이 과하면 추할 뿐 좋은 것이라곤 전혀 없다는 것을 역사를 공부했으니 누구보다 더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노망성 망발은 멈추시길 바라면서, 예전에 강연 다니면서 당신이 그렇게도 자주 인용하던 조병화 시인의 시 ‘의자’로 대신합니다. (한토마에서)
의 자
-조 병화-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의자를 비워 드리지요.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의자를 비워 드리겠어요.
먼 옛날 어느 분이 내게 물려주듯이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의자를 비워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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