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 밝혔음에도 지휘관 “너 이리 와봐 씨팔”
▲ 27일 새벽 광화문 거리에서 경찰과 시위대간의 물리적 충돌을 막는다며 시위대 전면에서 ‘인간띠’를 만들고 있던 통합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경찰에 의해 끌려나오다 바닥에 쓰러지고 있다. 옆에서 팔짱을 끼고 있는 경찰의 모습은 집단 폭행을 보여주는 증거다. (사진: 연합뉴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을 강제 연행하며 성추행까지 자행해 물의를 빚었던 경찰이 이번엔 현역 국회의원인 안민석 통합민주당 의원을 집단폭행했다. 안 의원은 경찰의 강제해산 작전이 이어지던 27일 새벽 1시께 청계광장 대치선에서 몸싸움을 벌이던 2명의 시민이 연행되자 이에 항의하다 전경들로부터 구타를 당했다. 경찰은 안 의원이 신분을 밝혔음에도 양쪽에서 팔을 잡고 놓아주지 않다가 보좌관들이 달려들자 그제서야 풀어줬다. 격분한 안 의원은 대치선 뒤편의 지휘관에게 다가가 “현역의원에게 이게 무슨 짓이냐”고 항의하며 지휘관의 모자를 벗겼고, 지휘관은 “너 이리와 봐, 씨팔”이라고 반말과 욕설을 하며 안 의원의 옷깃을 잡고 10미터 가량 질질 끌고 가다 내팽겨 쳤다. 폭행 지휘관은 안 의원이 일어나서 다시 항의하자 확성기를 이용해 “국회의원이면 다냐, 국회의원이면 경찰 뺨을 때려도 되냐”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주변 지휘관들도 반말로 안 의원에게 호통을 쳤다. 경찰의 주장대로 안 의원이 뺨을 때렸다 해도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땅 바닥에 내팽개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공권력에 의한 폭력이다. 문제가 있으면 나중에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던 도중 뺨을 때린 사람은 이미 경찰에 의해 연행된 뒤였다. 경찰은 보좌관과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이다 취재진이 폭행현장으로 모여들자 안 의원을 놔두고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안 의원은 “국회의원마저 이렇게 집단린치를 하는데 시민들은 어떤 폭행을 당했는지 상상을 하고도 남는다”며 “이런 경찰은 경찰이기를 포기한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또 “이건 경찰이 아니다.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떠나서 한 시민으로서도 이런 집단린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리고는 자신들이 뺨을 맞았다고 거짓말하는 행태를 참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광화문에서 시민들과 대치하던 경찰은 26일 오후 11시 55분께 물대포 2대에서 동시에 물을 뿌리며 강제해산 작전을 시작했다. 경찰은 이날 시민들이 ‘국민토성’을 쌓고 전경버스에 평소보다 진압작전을 2시간 가량 앞당겨 12시 10분께 시민들을 순식간에 청계광장 앞까지 밀어냈다. 경찰은 이어 안 의원 폭행 사건으로 잠시 주춤하다 새벽 1시 40분부터 강제진압을 재개했다. 경찰은 연좌하는 시민들에게 검거를 경고하며 전경 바로 뒤에 체포조와 물대포 4대를 배치했다. 대책회의는 대치 중인 시민들의 연행을 피하기 위해 서울광장을 이동해 농성을 계속 이어가자고 방송하고 있지만 1천여명 가까운 시민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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