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엔 초중고생부터 40대, 50대까지 다양한 세대들이 촛불을 든다. 하지만 7~80대 어르신들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촛불 반대 시위나 KBS, MBC 규탄시위에서 군복을 입은 그들을 볼 수 있을 따름이다. 21일 촛불집회에서는 생활한복을 입은 한 할아버지가 눈에 띄었다. 걸어가는 그의 뒤에서 말을 여러 차례 걸어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큰 소리로 외치니 그때서야 뒤돌아봤다. 강기택(가명, 79)씨는 ‘귀가 많이 먹었다’며 미안해했다. “어르신께선 어떻게 나오시게 됐느냐?”고 물었다. 강씨의 대답은 다른 촛불 시민의 생각과 다르지 않았다. “김종훈 본부장이 미국에 다녀왔다고 하는데,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하겠다고 하고, 실질적으로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아서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 든 사람으로서 부끄럽다고 했다. 강씨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어차피 죽을 거니, 광우병 걸려도 상관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도 어차피 나중에 병들었을 때 살고 싶어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 19일 밤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주최로 열린 ‘광우병쇠고기 촛불운동.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 국민대토론을 시민들이 관심 있게 듣고 있다. 한 어르신이 뭔가를 열심히 적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사진:오마이뉴스)
강씨는 군복 입은 노인들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나이 든 사람들이 보수라고 해서, 권력 뒤에서 촛불집회 훼방하고, 상이군인, 고엽제 전우회 등은 전쟁 상태도 아닌데, 군복 입고 나와서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위협한다.”며 질책을 했다. 강씨는 그들을 동원한 이명박 정부에 쓴 소리를 늘어놓았다. “그런 사람들 동원해서, 이념 전쟁으로 몰아가려고 하는 것 같다. 또 시민을 종으로 알고 있는데, 쿠데타로 정권 잡은 사람들과 하는 짓이 똑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촛불을 든 학생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느꼈다고 말했다. 강씨는 “초중고생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나와서 나라를 바로잡으려고 하는데, 너무나도 고무적이다. 젊은 사람들이 세상을 고치겠다고 나섰는데, 이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오마이뉴스/선대식 기자)
'세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앞으로도 촛불소녀 무시하지 마세요” (0) | 2008.06.22 |
---|---|
세종로 사거리에 모습 드러낸 ‘국민토성’ (0) | 2008.06.22 |
100분토론 주성영과 진중권 (0) | 2008.06.20 |
주성영 의원 ‘공개사과’ 요구하는 고려대학생 김지윤 씨 (0) | 2008.06.20 |
촛불에 물대포 쏜 경찰, 법대로 하자. (0) | 2008.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