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민들이 ‘명박산성’에 대항해 쌓겠다고 한 '국민토성'이 세종로 사거리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촛불문화제를 마치고, 오후 9시경 세종로 사거리에 도착한 시민들은 구리스로 범벅이 된 전경버스 차벽과 마주했다. 모든 전경버스 위에는 파란색 플라스틱 차단막이 설치됐으며, 그 뒤로 몸을 가린 전경들도 차량 위에 일렬 위로 늘어섰다. 경찰 채증 요원들은 마스크와 손수건으로 복면을 하기도 한 모습이었다.
전경버스 5미터 앞에는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치고, 이곳에 도착한 시민들과 바짝 붙어 대치했다. 이처럼 경찰이 경복궁 방향 세종로 사거리를 완전히 봉쇄하자 시민들은 ‘이순신을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경찰은 쉴 새 없이 선무방송을 내보내며, ‘서울시민을 선동하지 말라, 폴리스라인을 침범하지 말라, 확성기를 든 사람은 우리가 지켜보고 있다’고 시민들에게 경고하면서 압박을 가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곧 이곳에 모래를 실은 트럭이 도착해 폴리스 라인 앞에 모래를 쏟아 놓아, 이를 모래주머니에 담으려는 시민들이 몰려들어 폴리스라인이 무너졌다. 시민들은 오후 9시 35분경부터 모래주머니를 전경버스에 바짝 붙여 쌓기 시작했다. 이날 준비된 4대의 모래를 실은 차량 중 2대는 경찰에 의해 압수됐고, 1대는 동자동에서 경찰에 의해 차량 열쇠를 압수된 채 방치됐다. 동자동에서 부터 직접 모래를 운반한 시민들은 10시10분 경 세종로 사거리에 도착하기 시작했다.
세종로 사거리에 운집해있던 시민들은 이들이 진입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며, 뜨거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시민들이 전경버스 앞에 모래주머니를 계속 쌓자 종로경찰서장은 선무방송을 통해 ‘명백한 불법시위를 하고 있다’며 해산을 종용하고 했다. 한편, 세종로 사거리에 트럭을 몰고 온 운전기사는 모래를 내려놓고 돌아가다 경찰에 의해 연행된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이 분노하기도 했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의사표현 마저 방해하는 경찰의 인식 수준을 보여주는 것으로 인권 후진국의 ‘권력의 사냥개’로 전락을 자초한 짓이다. (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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