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대한민국 고3이 이문열 씨에게 한마디 합니다.

녹색세상 2008. 6. 20. 07:19
 

이문열씨에게.

안녕하십니까. 저는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인 이준희라고 합니다. 제가 이렇게 편지를 드릴이유는 이문열씨께서 며칠 전(6월 17일)에 말씀하신 촛불장난 발언 때문입니다. 평소 이문열씨의 책을 즐겨보던 저였기에, 이문열씨의 이러한 태도는 크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지만, 이문열씨의 이러한 태도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이문열씨는 지난 17일 촛불집회를 장난에 비유하셨습니다.


한 가지만 물어 보겠습니다. 촛불집회에 참여해보셨습니까? 이문열씨가 촛불집회에 참여해 보았다면, 진정 장난이란 말은 쉽게 내뱉지 못했을 겁니다. 왜냐하면, 촛불집회가 실상 즐거워보여도 힘든 건 힘든 겁니다. 구호를 외치며 몇 km씩 걷고 차도에 앉아서 계속 구호를 외치는 촛불시위입니다.

 

 


이것이 장난으로 보이십니까? 이것은 장난이 아닙니다. 한국과 미국의 쇠고기협상으로 잃어버릴 수 있는 대한민국의 검역주권을 위해서 나온 것이고, 검역주권을 잃어버리면 우리네 식탁이 위험하기에 우리 국민들이 나온 것입니다. 굳이 비교를 해보자면,  지난1980년 광주항쟁은 신군부의 군사독재가 심화되자, 국민들은 말할 수 있는 권리를 빼앗겼습니다. 그러자 분노한 국민들은 거리로 나왔고, 신군부는 이를 총과 몽둥이로 제압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국민들이 어떻게 했습니까? 총과 몽둥이를 들었습니다. 정부에 대해 투쟁을 시작한 것입니다.


지금의 촛불 문화제는 총과 몽둥이 대신 촛불을 든 것입니다. 이문열씨가 말하는 촛불장난은 장난이 아닙니다. 촛불은 국민들의 목소리입니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장난이라고 치부해버리는데, 이는 심각한 판단오류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한가지 만 더 말하겠습니다. 이문열씨는 오랫동안 대한민국의 보수 지식인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지식인이 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 지식인이 해야 할 일은 가지고 있는 지식을 이용해서, 민중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지식인의 역할입니다.


지금의 진중권 교수를 보십시오. 이문열씨와 비교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사상적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중권 교수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통해 그른 건 그르고 맞는 건 맞다고 민중들은 도와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문열씨는 이렇게 행동하셨습니까? 이문열 씨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보고 장난이라고 치부해버렸고, 이들의 행동을 난동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  것이 과연 지식인의 행동일까요? 비난과 비판은 다른 겁니다. 비판은 그른 것을 지적해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고, 비난은 그르든 옳든 간에 무조건 매도해버리는 것이 비난입니다.


이문열씨의 행동은 비난입니까?  판입니까? 한 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는 요전에 조갑제씨에게 글을 한 편 쓴  이 있습니다. 이문열 씨 또한 조갑제씨와 맥을 같이하는 보수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보수는 너무나도 권위주의에 젖어있고, 민주주의를 모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보수라는 사람들은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마구마구 ‘막말’을 해대기 때문입니다. 이문열 씨 당신이 보수로써 살아남기 위해서는 진짜 보수가 되십시오.딴나라당이나 자선당 같이 말만 보수가 아닌 진짜 보수가 되어 보십시오. 그렇게 된다면, 지금 당신을 향하고 있는 비난의 촛불들이 조금은 줄어들지도 모르겠군요.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이준희(jhlee0914@hanmail.net) (한토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