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진중권 교수, 촛불집회서 사상의 자유를 말하다.

녹색세상 2008. 6. 5. 00:10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로 촉발된 촛불집회가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성난 민심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을 맞은 3일 밤에도 1만 5천여 명이 서울시청 앞에 모여 미국 쇠고기 수입반대, 국정쇄신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진보신당의 인터넷 방송의 진행자로 한 달여 동안 촛불집회를 함께 하고 있는 진중권 교수는 1년 전,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워’를 비판하면서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그는 네티즌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촛불집회 진행자가 돼 있다. 진중권 교수는 인기를 실감하냐는 PD의 질문에 “얼떨떨하다. 하루라도 욕을 안 먹으면 혀에 바늘이 돋는데 네티즌들이 너무 사랑을 해주면 나중에 독한 말할 때 맘이 약해질 수 있어 걱정”이라면서도 싫지 않은 기색이다. 진 교수는 1년 전 자신을 비판했던 ‘디워’  팬들 중 죄송하다고 하는 회개형 시민과 그때는 그랬지만 이번일로 용서해주겠다는 사죄형이 있다며 특유의 입담을 과시했다.

 

▲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학생과 시민들이 행사를 마친 뒤 청와대로 행진하려다 경찰에 가로막혀 대치하고 있는 종로에서 시사평론가 진중권 씨가 생방송으로 현장중계를 하고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하지만 진중권 교수의 촌철살인은 여전했다. 3일 오전 미국에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 중단을 요청하겠다는 정부에 발표에 “제대로 된 재협상이 아니다. 미국 수입업자의 자율에 맡길 경우, 자율이 안 지켜지면 어쩔거냐”며 “이 같은 대책은 성난 민심을 이제야 깨닫고 약간 모면해가려고 하는 제스처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진보신당, 노동단체 참여로 정치 시위 양상을 띄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진 교수는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부분 집회에 처음 참가한 사람들이 많았다”며 “심지어 운동단체에서 나와 통제하려고 하자 시민들이 당신들이 뭔데 명령을 하냐며 화를 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진중권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 촛불집회에서 보듯 민영화, 사교육비 등 정부에 대한 국민의 물만이 터져 나온 것이라고 현 정국을 평했다. 정부가 인적쇄신 등 쇄신안을 준비하고 있으니 지켜봐야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한나라당이 과거 10년 동안 집권을 못해 인적풀이 제한돼있는데다 이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이 홀로 끌어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없다”며 “국민과 소통을 하기 위해선 국민을 맘에 안 들면 해고할 수 있는 사원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진중권 교수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정의롭게 살 수 있는 혁명을 꿈꾼다”며 독일 혁명가 ‘사상은 자유롭다’를 광화문 한복판에서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