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박경리 선생이 82세를 일기로 타계한 지 사흘째인 7일에도 애도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탤런트 최수지, 시인 황동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소설가 이세기 등이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을 찾았다. 경남 하동 군민들과 고인의 모교인 진주여고 동문, 그리고 독자들이 영정 앞에 고개를 숙였다. 최수지는 “데뷔한 지 얼마 안 돼 아무 것도 몰랐을 때 촬영을 앞두고 원주를 찾아간 적이 있다. 당시 선생님께서 ‘흐르는 대로 가면 잘 될 것’이라며 편하게 대해주셨다.”고 회상했다. 최수지는 1987년 두 번째로 드라마화 된 ‘토지’에 주인공 ‘최서희’로 출연했다.
문인 20여명은 만장(輓章)을 적었다. 당초 고인의 고향인 경남 통영시가 준비하기로 했지만, 빈소를 지키는 문인들이 애틋한 마음을 담아 만장용 글을 직접 쓰기로 했다. 통영 지역 문인들의 글귀 등을 더해 150여장이 펄럭이게 된다. 장례위원장인 소설가 박완서 씨는 ‘님은 가셨으나 우리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소설가 황석영 씨는 ‘대지의 어머니시여! 봄과 함께 돌아오소서!’라는 문구를 올리며 애통해 했다. 소설가 신경숙씨는 ‘편히! 편히 쉬소서’, 소설가 오정희씨는 ‘생명의 아픔과 슬픔이 없는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라는 글을 남겼다. 고인은 9일 통영시 미륵산 기슭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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