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광우병 민심’에 잇단 공권력 강경 대처?

녹색세상 2008. 5. 7. 02:54
 

촛불집회…한승수 총리 “허위 유포ㆍ불법집회 단호 대처”


검찰과 경찰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둘러싼 촛불집회에 이어 인터넷에서 퍼지고 있는 이른바 ‘광우병 괴담’에 대해서도 형사 처벌 방침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대검은 6일 오후 권재진 차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어, ‘광우병 등 인터넷 괴담’ 처벌에 대한 법리 검토와 수사 지휘는 검찰이, 수사는 경찰이 각각 맡기로 했다. 대검 관계자는 “인터넷 ‘괴담’의 수준이 심해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을 것 같다”며 “괴담 가운데 어디까지 형사처벌이 가능한지 법리 검토를 하는 한편, 네티즌들도 불특정 다수이긴 하지만 수사대상이 되는지 검토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고위관계자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나, 사실과 다르게 정부 정책을 비난하는 글이 넘쳐나 심각한 문제로 판단하고 있다”며 “이런 정보를 최초에 퍼뜨린 이를 찾아내 처벌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해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방해하고 있다’는 빈축을 샀다. 검경은 정보통신 기본법이나 명예훼손죄·업무방해죄 적용을 고려하고 있다. 양근원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장은 “ ‘5월17일 학교 휴교설’을 문자메시지로 퍼뜨린 것에 대해서는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6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과 학생들이 촛불과 손팻말을 치켜든 채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한겨레 신문)


교육과학기술부도 이날 “중고생들이 촛불집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인터넷이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학교 휴교설’이 떠도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다”며 학생들의 집회 참여를 막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김도연 교과부 장관은 7일 전국 16개 시도교육감들을 불러 대책회의를 열고, 이 자리에서 ‘학생들이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않도록 일선 학교에서 지도하고, 중고생들이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지도해 달라’고 당부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한승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안전성 문제가 확실한 근거가 없는데 사실인 것처럼 부풀려지고 정치공세로 이용되는 것은 아쉽다”며 “건전한 비판과 생산적인 토론은 보장하지만 허위사실 유포나 불법 시위로 사회불안을 생산하는 것은 법으로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여경 진보네트워크 활동가는 “인터넷 등을 통해 부정확한 정보가 흘러 다닌다고 판단되면 정부가 이에 대해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하고 해명하면 되는 일”이라며 “정부가 원하지 않는 여론이 들끓는다고 당장 편한 공권력부터 동원하면, 인터넷의 특성상 문제 해결이 안 될 뿐 아니라 오히려 여론만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허위 유포ㆍ불법집회 단호 대처”하겠다고 목에 힘주는 걸 보니 한승수 국무총리는 지금이 전두환 시절인 줄 착각을 하고 있음에 분명한 것 같다. 검찰ㆍ경찰 역시 국민들을 상대로 협박이나 공갈을 치는 군사정권 시절로 되돌아가려는 짓을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 ‘밥값 아까우니 너희들 집으로 가라’는 말 나오기 전에 입 조심부터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