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말 바꾼 경찰, 촛불문화제는 허용, 정치집회는 불허?

녹색세상 2008. 5. 5. 15:17
 

경찰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반대하는 시민들의 촛불문화제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정치집회로 변질될 경우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5일 “문화제의 성격이 유지된다면 신고절차가 필요 없겠지만 정치적 구호와 피켓 등이 등장할 경우 야간 불법 집회로 간주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치적 발언이나 구호, 발언 또는 구호에 동조해 정치적 내용의 플래카드를 펼치는 경우 정치집회에 가까운 행위로 간주한다.”는 입장이다. 촛불문화제가 해가 진 뒤에 열리는 점을 감안, 일몰 뒤에 집회를 열 수 없도록 규정한 집시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논리다.

 

 

경찰은 정치적 집회로 성격이 변질된다고 판단한 시점에 경고방송을 내보내 자진 해산을 유도할 계획이다. 계속되는 경고방송에도 해산을 거부하는 참가자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여학생과 초등학생들도 있는데 강제력을 동원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면서 구체적인 대응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말 바꾸기를 했다. 그러나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인데 사람들이 모인 곳에 정치적인 구호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말 장난에 불과하며,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가 계속 이어질 경우 강경책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