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광우병 쇠고기 수입…이명박 탄핵서명 100만명 돌파

녹색세상 2008. 5. 4. 23:57

 

 

 

드디어 100만명이 넘었다. 지난 4월 6일 ‘안단테’라는 누리꾼이 ‘다음아고라’ 토론방에 제안한 ‘이명박 대통령 탄핵’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40221) 서명운동이 청원 발의 29일 만인 4일 오후 5시 50분, 100만명을 넘어섰다. 서명 인원 100만명은 그동안 ‘다음’에 발의된 수많은 청원 중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기록했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제안한 그 청원이 처음부터 주목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현 정권의 대운하, 영어몰입교육, 의료보험 당연지정제를 완전 폐지 추진 등 정책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조금씩 서명에 참여했을 뿐이다. 하지만 쇠고기 협상이 통과된 4월 18일 이후 서명이 가속도를 붙이기 시작했고, 지난 29일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알린 한 방송국의 심층 취재 방송 후에는 서명 참여에 불이 붙었다. 방송 다음날인 4월30일에는 하루 10만명의 서명에 참여해 전체 서명인원이 20만명을 넘어섰으며, 이후 매일 20만명의 서명으로 드디어 100만명의 서명을 이루었다. 이런 추세라면 불가능할 것 같았던 1천만명의 서명조차도 가능할지 모르겠다. 


서명 발의자자가 목표한 1천만명은 과연 이루어질 것인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한 달도 안 된 기간에, 더욱이 광우병에 대한 한 방송국의 심층 취재 보도이후 하루 20만명의 인원이 서명에 참여하여 5일만에 90만명의 인원이 서명에 참여한 것은 그 파괴력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4일 오후까지 전해진 몇 건의 수입 쇠고기 관련 기사가 눈길을 끈다. 우선 미국 국무성은 한국의 수입 쇠고기 반대 여론을 의식하여 기자회견을 열 계획을 발표하였다. 기사에 따르면 일요일 오후에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는데, 휴일의 기자회견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미국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입 쇠고기 반대여론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함께 알려주고 있다. 미국의 심각한 인식에 비해, 우리 정부의 인식은 조금 부족해 보인다. 정부는 서명 확산을 협상의 결과와 수입 소의 안전성에 홍보 부족으로 원인을 파악하는 듯 하다. 지금 봄 불처럼 번지는 서명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의 결과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안전하다고 밀어붙이려는 홍보는 국민들의 수준을 얕잡아보는 것이다.

 

 

‘다음 아고라’ 등 토론방에서는 의학적 전문지식을 갖춘 의사들까지 나서서 다양한 찬반 의견을 표하고 있다. 수입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토론에서는 안전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는 의견이 훨씬 우세하다. 정부는 또한, 서명의 확산과 촛불문화제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불순한 정치적 세력의 선동에 있다고도 했다. 경찰에서는 촛불 문화제 주최 측에 대해 사법처리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나온 중고등 학생들과 아이들을 손잡고 나온 주부들을 정치적 세력의 조정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촛불문화제에 나온 학생들의 발언은 대부분 먹을 것을 안전하게 먹고 싶다는 것이었다. 쇠고기뿐만 아니라, 소의 부산물들이 재료에 포함되는 라면과 젤리를 맘 편하게 먹고 싶다는 이야기이다. 그런 외침들마저 정치적인 것이라고 한다면, 이 역시 국민들을 수준을 너무 얕잡아 보는 것은 아닐까?


국민의 외침에 대한, 심각성에 대한 의식이 부족한 가운데도 정부가 미국의 특정 지역 쇠고기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지역 쇠고기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 등 대비책을 만들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그동안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던 재협상에 대한 내용이 처음으로 당정의 창구를 통하여 나온 셈이다. 새로 시작할 일이라면, 아직도 늦지 않았다. 100만명의 외침을 무섭게 듣고 새롭게 시작하자.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이른 때라는 말이 있다. 지금이 그렇다. 새로운 협상을 하기에는 늦었지만, 이른 때이다. 국민들의 소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국민을 위한 제대로 된 협상을 해보자. 새로운 협상을 시작하기에 정치적 부담이 크겠지만, 이 시기마저 놓치면 두고두고 부담이 될 것이며, 국민의 저항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이다. 처음 서명 제안이 나왔을 때 불가능해 보였던 1천만명이라는 서명의 목표가 벌써 10%를 넘어 100만명을 넘어서지 않았던가? 이 서명은 하루 20만명씩 매일 들불처럼 번져 나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