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3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간첩ㆍ보안사범 수사를 강화할 것임을 강조, 향후 국정원의 대공(對共) 수사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성호 원장은 이날 현 정부 최대 화두인 ‘경제 살리기’에 역점을 둘 것이라는 다짐과 함께 안보분야에서는 “간첩ㆍ보안사범 수사를 강화해 안보수사 기관 본연의 정체성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역사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내용의 업무 보고를 한 국정원의 행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삼성과 현대 같은 재벌들 마저 남북 경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하는 지금 정말 뚱딴지같은 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김 원장의 언급에는 화해ㆍ협력의 대상이자 현실적인 안보 위협이기도 한 북한의 두 상반된 측면을 함께 보자는 현 정부의 대북관이 반영된 것으로 이명박 정부가 경제를 살릴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햇볕정책’ 10년간 상대적으로 덜 강조됐던 북한의 안보상 위협을 국민에게 제대로 인식시키고 대공 사범 수사에 힘을 싣는 방향으로 업무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북한이 전쟁을 할 능력이 없다’는 객관적인 사실과는 너무나 동 떨어진 것으로 시대착오적인 발상임에 분명하다.
▲노무현 정권시절 법무부 장관으로 있으면서 ‘경제 걱정’을 너무 많이 해 ‘월권’이라는 비난을 받은 김성호 국정원장. 두 정권에서 요직에 임명될 정도로 호사를 하는 그가 본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한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과거 관련법이 있음에도 적절하게 집행되지 않았던 분야의 수사를 법에 따라 철저히 해 나가겠다는 국정원의 의지를 밝힌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의 이날 발언은 대북 문제와 관련한 다른 부처의 최근 행보와도 보조를 같이하는 것이란 평가다. 통일부의 경우 통일교육과 관련, ‘미래지향적 통일관’과 함께 ‘건전한 안보관’과 ‘균형 있는 북한관’의 정립을 지향하면서 북한의 실상, 남북관계 현황, 안보 현실 등을 있는 그대로 교육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정부는 지난 달 26~28일 열린 제5차 남북청년학생단체 대표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북을 신청한 42명 중 이적단체 판결을 받은 단체의 구성원과 국가보안법 등 관련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사람 등 총 8명에 대해 관련기준을 엄격히 적용, 방북을 불허하기도 했다. 이제 주된 관심은 김 원장의 발언을 통해 제시된 국정원의 이 같은 기조가 대공사범 수사의 활성화, 더 나아가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에 대한 적극적인 사법처리 기조로 이어질 것인지로 모아진다. 이전 참여정부 시절에도 국정원은 ‘송두율 박사 사건’과 ‘일심회 사건'’등 굵직한 공안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지만 포용정책이란 대 원칙 속에 대공수사 분야가 그 이전 정부 시절만큼 힘을 받기는 어려웠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그런 만큼 ‘안보수사기관 본연의 정체성’을 언급한 김 원장의 이날 발언은 앞으로 국정원의 대공사건 수사가 활발해 질 것임을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어 심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국정원이 김승규 전 원장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축소수사’ 논란을 불러온 ‘일심회 사건’ 파일을 다시 열게 될지 여부 등도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김 원장은 이날 국정원이 최근 정치중립 선언문 선포식을 갖고 ‘정치 지향성’의 오명을 씻자는 다짐을 한 사실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모았다. 과거 정치관여 행위에 대한 반성과 함께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순수 정보기관으로 새롭게 태어나자는 내용의 선언문 선포는 과거 어느 정권 시절에도 떼 내지 못한 ‘국정원의 정치 지향성’이 선진 정보기관으로 발전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표명한 것으로 해석을 할 수 있으나 남북 화해를 방해하고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는 예전으로 되돌아가겠다는 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 서명에다 공안 정국 조성의 기반까지 다지는 것을 보니 정신 나간 짓을 해도 골고루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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