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과 인권

대법원, 송두율 박사 “독일 국적 취득 후 방북은 무죄”

녹색세상 2008. 4. 17. 17:08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7일 국가보안법 위반(반국가단체의 구성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박사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일부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기 전인 1991년 5월부터 1993년 3월까지 모두 4회에 걸쳐 거주하고 있던 독일을 출발해 방북한 행위는 탈출에 해당한다며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일성 장례 참석 및 김정일 생일 축하 편지 발송 부분, 조선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취임 부분은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독일 국적 취득 후 독일에 거주하다 독일에서 출발해 북한을 방문한 행위는 탈출에 포함된다고 판단해 유죄를 인정한 원심 판단은 위법하다며 이 부분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원심 판단을 파기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10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송두율 박사가 구속 수감되었다. 37년 만에 귀국한 세계적인 석학을 잡아넣은 대한민국은 인권후진국이다. (사진:오마이뉴스)




재판부는 송 박사가 독일 국적을 취득한 이후 방북한 것은 대한민국의 영역에 대한 통치권이 실제로 미치는 지역을 떠나는 행위 또는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통치권으로부터 벗어나는 행위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송 박사는 1967년 독일 유학길에 오른 뒤 북한을 수차례 방문하는 등 친북학자로 인식돼 줄곧 입국을 거부당하다 37년만인 2003년 9월 귀국했고 이후 국가 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가입, 잠입탈출 및 회합통신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송 교수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 맞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정치국 후보위원에 대해서만 증거부족을 이유로 무죄로 판단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바 있다. (뉴시스/이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