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민중

KTX 여승무원 철도공사 직원, 고등법원도 인정

녹색세상 2008. 4. 15. 17:53

 

 

 

“자회사 철도유통은 위장도급”…KTX승무지부, 종업원 지위확인소송 예정

 

서울중앙지법에 이어 서울고등법원에서도 KTX 여승무원들에 대해 자회사에 의한 위장도급이라며 철도공사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전국철도노조 KTX열차 승무지부는 15일 “서울고등법원이 또다시 KTX 여승무원들에 대한 철도공사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서울고등법원 민사25부(재판장 김병운)는 4월 8일 KTX 여승무원들이 철도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이의 사건 판결문에서 “철도공사는 위장도급의 형식으로 근로자를 사용하기 위해 유관단체인 재단법인 홍익회나 자회사인 철도유통이라는 법인격을 이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서울고법은 “실질적으로는 철도공사가 피신청인들을 직접 채용한 것과 마찬가지로 철도공사와 피신청인들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며 KTX 여승무원들은 철도공사 직원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못 박았다. 서울고법은 ‘KTX 여승무원들의 인사관리 시행주체’에 대해 △여승무원 채용시 철도공사와 협의 및 채용면접관으로 직접 참여 △철도공사가 승무인원, 작업시간 등 결정권한 △KTX 여승무원 임금수준 결정 △철도공사가 여승무원 업무평가 실시 등의 요인들을 검토한 결과 “KTX 여승무원들의 인사관리의 시행주체는 실질적으로 철도공사”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고법은 ‘사업경영상 독립성’에 대한 판단에서 △철도공사가 계열사 업무조정에 관여 △49% 지분 소유 및 임원진이 철도공사 전직 간부 △철도공사가 지급하는 인센티브 유용 금지 △철도공사가 여승무원 교육 담당 △철도유통이 별도의 시설이나 장비 전무 등을 고려했을 때 “철도유통이 철도공사로부터 사업경영상 독립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고법은 여승무원들의 쟁의행위의 적법성 여부에 대하여는 승무원들의 항고를 기각했다.

 

 

서울지법에 이어 고등법원도 “철도공사가 KTX 여승무원들의 사용자”이며 “위장도급으로 근로자를 사용하기 위해 철도유통을 이용했다”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이 최종 확정될 경우 KTX 여승무원들이 집단적으로 한국철도공사에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철도노조 KTX열차 승무지부는 “12.27 판결 당시에는 철도공사와 교섭이 원만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시일이 걸리는 민사소송을 제기하기 어려웠다”면서 “그러나 지금처럼 철도공사가 KTX 여승무원 문제 해결을 늦추고 있는 상태에서는 소송을 제기하는 게 옳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법률원 권두섭 변호사는 “고등법원이 위장도급 사건에 대해 원청인 철도공사와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고, 형사재판이 아니라 상당히 공방이 벌어진 가운데 내려진 판결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늦었지만 이 판결을 계기로 철도공사에서는 지금이라도 KTX 여승무원들에게 대해 사용자로서 고용에 대한 책임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TX 여승무원들은 철도공사의 차별대우와 비인간적인 노동조건에 항의하여 2006년 3월 1일 철도노조와 함께 파업에 들어가 지금껏 투쟁해왔다. (레디앙/김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