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민중

사랑의 교회, 이랜드 노조 농성천막 철거 요구… ‘교회가 최후의 희망

녹색세상 2008. 3. 21. 23:20
 

“박성수 회장은 노동부ㆍ국회ㆍ노조의 말도 듣지 않는다. 우리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박 회장 신앙의 뿌리인 사랑의 교회로 왔다. 하지만 여기서도 나가라고 한다”


더 이상 찾아갈 곳이 없었던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마지막 희망은 박성수 회장이 다니는 서울 서초동 ‘사랑의 교회’였다. 지난 3월 9일 사랑의교회 당회는 이랜드 비정규직문제 해결을 위한 기독교대책위로 교회 앞 천막농성을 철거해 달라는 세 번째 공문을 보냈다. 사랑의 교회는 지난 12월 21일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교회 정문 앞에 천막 농성을 시작하자, 1차 공문ㆍ2차 공문ㆍ3차 공문을 보내 농성 천막 철거를 통보했다.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 측에 따르면 천막 농성을 하면서 사랑의 교회에 요구했던 옥한흠 목사와 오정현 목사와의 대면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랜드 비정규직문제 해결을 위한 기독교대책위가 3월 19일 서초동 사랑의 교회 앞에서 갈 곳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정효임


이랜드 비정규직문제 해결을 위한 기독교대책위는 3월 19일 사랑의 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랜드 사측의 성실한 대화 촉구 △ 사랑의 교회 앞 천막 철거 취소 △정부의 비정규직 탄압하는 비정규직개악 법안 개정 등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 함께 한 조정현 목사(기독교사회선교대표)는 “고난주간을 맞아 특별새벽기도를 하고 있는 사랑의교회가 힘없는 노동자들에게 천막을 치우고 나가라고 했다.”며 “예수님이 오시면 교회 안으로 들어가실까. 천막 안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가셔서 손을 잡아 주실까 고민 된다”고 말했다.


홍윤경 사무국장은 “억압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교회까지 찾아왔는데 사랑의교회는 만나주지 않았다.”며 교회 측에 서운함을 드러냈다. 홍 국장은 또 “박성수 회장은 사랑의 교회 장로직 사퇴로 면피하지 말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만나 달라”고 호소했다. 신승원 목사(영등포산선)는 “과반 이상의 노동자가 비정규직으로 살아가고 있다. 한국교회는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소외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김종환 목사는 성명서를 통해 "교회는 사유지가 아니기 때문에 강제로 끌어 낼 수 있는 곳 아니다. 사랑의 교회는 석 달 넘게 천막을 치고 호소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사태 해결을 도와 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사랑의 교회 측은 “세 번의 공문을 통해 교회의 입장을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 측에  정식으로 통보했다.”고 전했다. 사랑의 교회는 공문을 통해 “예배시설 무단침입에 따른 사과요청과 철수를 요청했지만 노동조합 측에서는 어떠한 입장도 전달해 주지 않았고, 예배를 비롯한 교회 내 활동에 방해를 받고 있어 교회시설 유지와 안전 문제가 제기 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사랑의 교회 측은 또 “비정규직노동자를 보면 안타깝고 어려운 입장인 걸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교회는 사측이 아니다. 우리도 비정규직 문제가 잘 해결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당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