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논문표절, 김성이와 박미석

녹색세상 2008. 3. 2. 17:18

논문표절 의혹 등으로 통합민주당이 사퇴를 요구한 김성이 보건복지부장관 내정자와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은 공교롭게도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 자리를 둘러싸고 퇴진운동을 벌인 ‘악연’이 있는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인 김성이 내정자는 자기논문 표절(중복게재)과 건강보험 무임승차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숙명여대 가정관리학과 교수 출신인 박미석 수석 역시 제자논문 표절 및 연구실적 부풀리기 의혹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논문 표절은 서로 ‘닮은꼴’인데 학계에서는 ‘견원지간’이었던 것이다. 

 

 ▲ 김성이 보건복지부장관 내정자와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이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 자리를 둘러싸고 퇴진운동을 벌인 ' ‘악연’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 선임 둘러싸고 ‘악연’


‘악연’의 발단은 이명박 대통령이 2004년 당시 서울시장에 취임해 서울시장 인수위원 출신인 박미석 현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을 서울시 출연기관인 서울복지재단의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한 데서 비롯되었다. 당시 한국사회복지교육협의회 회장으로서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 퇴진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공동대표로 활동한 김성이 교수는 박미석 교수의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 선임에 대해 “어처구니없는 낙하산 인사”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때도 이미 이른바 ‘소망교회 인맥’이 문제된 것이다. 김 교수가 전면에 나선 사회복지학계는 특히 “사회복지를 위해 일하는 복지재단이 사회복지 전문가 출신이 아닌 가정학계 출신을 대표이사로 선임함으로써 시민복지를 위해 어떠한 일을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은 ‘소망교회 인맥’인 박 교수를 대표이사로 기용해 김 교수와 박 교수의 갈등은 물론, 사회복지학계와 가정학계의 자존심이 걸린 갈등이 오래 지속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7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이 문제가 자연스레 도마 위에 올랐다. 장향숙 의원(민주당)은 이날 청문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당시 사회복지학계가 반대한 박미석 교수를 이번에는 국민의 복지와 노동 등 사회 전반적인 정책을 다루는 사회정책수석으로 기용한 사실을 거론하며, 그로 인한 불화 가능성을 이렇게 따져 물었다.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이라면 복지부장관하고 긴밀한 협조와 정책적 네트워크가 되어야 되고 또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앞으로 잘해야 되는데, 굉장히 갈등관계에 있던 두 분이 대한민국의 사회복지정책과 사회복지 자체를 송두리째 다 맡게 됐습니다. 이 인사에 대해서 뭐라고 말씀하시겠습니까?”


그러자 김성이 후보자는 “저는 그 당시에는 사회복지계의 대표로서 가정학과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거였는데 이번 일은 대통령님의 인사권에 해당되는 사항이다.”면서 “앞으로 만일 제가 장관이 된다면 박미석 수석과 협력해서 업무상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예봉을 피해갔다. 한편 여야는 인사청문회를 마친 국무위원 후보자 중에서 유일하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김성이 내정자에 대해서만 인사청문회 경과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해 복지부장관 임명은 오는 10일 이전에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박미석 사회정책수석에 대해서는 1일 오전 임명장을 수여했다. 청와대는 국회와 여론동향을 지켜본 뒤 임명수순을 밟을 계획이지만 김 후보자의 추가의혹이 계속 터져 의혹투성이 장관 이미지가 굳어질 경우 네 번째 낙마자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이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이번에도 ‘고소영 인맥’의 손을 들어주는 셈이다. (오마이뉴스/ 김 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