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천대하면서 같은 민족이라고?

녹색세상 2008. 2. 29. 18:49
 

성서공단에 연수차 와 있는 조선족 동포 청년이 왔다. 아마 중국에서 기독교를 접한 모양이다. 기독교가 제국주의 앞잡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탐탁치 않게 여기는 역사적인 배경은 달랑 빼 놓고 선교탄압의 실상을 알고 싶어 하는 김×× 목사의 눈이 빛났다. 문화도 다른데다 기본적인 의사소통 밖에 안 되는 사람을 세워 기독교 탄압을 하는 공산당의 악랄함을 들려주고 싶은 불타는 사명감이 엿보였다. 언뜻 보니 오후 설교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강압적으로 떠미니 청년은 매우 난감해 하니 말려야 할 것 같은데 남의 말 들을 김 목사가 아니지 않는가. 결국 본인이 ‘못 하겠다’고 하니 그냥 넘어갔다.

 

  ▲ 연변의 조선족동포들은 자신들의 힘과 노력으로 우리 문화를 잘 지켜오고 있다.

 

캐나다 이민 가 있는 친구 아들을 들먹이며 ‘민족정체성’을 갑가지 거론하니 갑자기 민족주의자로 변한 김×× 목사의 모습이 황당하기 그지  없다. 뿌리를 무시할 수는 없으나 다 민족국가에서 민족이란 별 의미 없는 낡은 것임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중국에 있는 동포들은 일제치하 독립운동을 한 분들의 후예들이다. 민족해방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가며 헌신한 분들의 후손을 천대하면서 ‘민족의 뿌리’를 들먹이는 것은 웃기는 소리다. 민족인 그들에게 해 준 것도 없으면서 피부색이 같고 생김새가 비슷하다고 ‘민족’이란 이름으로 포장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되는 줄 생각하는 건 그들에 대한 기만이요 사기다. 먼저 사람대접이라도 해 주고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준 후 민족을 들먹이는 게 순서다. 이런 기본도 모르면서 밥 먹고 사는 것 보면 신기하다. 하느님, 이런 갑갑한 먹사들 얼른 천국 안 데러가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