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내 손에 있던 두 장의 고소장

녹색세상 2008. 2. 2. 14:35
고소장 두 장을  들고 얼마나 고민했는지 모릅니다. 사람을 전과자 만들 수는 없어 수개월을 미루어왔는데 가해자들이 ‘할 테면 해 보라’고 우기는 바람에 사건 접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마지막까지 혹시나 ‘합의하자’고 할지 몰라 수위를 낮추어 취하가 가능한 ‘진정’으로 고쳐 접수를 했습니다. 지하철에서 싸움을 말리다 졸지에 얻어맞고 장기간 치료한 사건은 치료비만 받으면 어지간한 선에서 정리하려고 했는데 황당하게도 치료비 절반을 주며 합의라고 하니 너무 어이가 없더군요. 나이도 있는 양반이 경우 없는 짓을 하겠나 싶어 기다렸음에도 불구하고 ‘역시나’였습니다.

 

 

인터넷에 명확하지 않은 내용의 글을 올려 얼굴을 못 들게 한 사건도 사과를 하면 넘어가겠다고 몇 차례 내용 증명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심각한 명예훼손으로 상담금액의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으나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나 싶어 일단 ‘진정사건’으로 접수를 했는데 아직 아무런 연락이 없습니다. 피해자 조사 때도 ‘사과만 하면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했음에도 묵묵부답이라 ‘처벌을 원한다’고 수정을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가 이렇게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안하다. 내 잘못이다’고 하면 다 풀릴 일을 고집을 부리다 이렇게 어렵게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할 테면 해 보라’는 가해자들의 고집에 그저 기가 막힐 뿐입니다. 사건화 되면 처리 결과에 따라 민사 소송까지 들어가는데 화를 자초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찢어 버리려던 고소장을 어쩔 수 없이 접수시켰지만 속이 편하지 않습니다. 얼마든지 풀 수 있는 일을 복잡하게 만들어 놓고는 나중에 욕하지는 않을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