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운동권과 종교 집단의 공통점?

녹색세상 2008. 2. 1. 17:28
 

서로 사이가 안 좋은 두 집단의 공통점이 무엇인줄 압니까? 남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심한 사투리와 잘못된 ‘선민의식’이 있습니다. 그냥 있는 게 아니라 아주 심합니다. 저는 양쪽에 다리를 걸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점이 아주 불편하기 그지없습니다. 국어사전에는 물론 없고 집단 말고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말을 마구해대며 자신들만의 공통점을 찾아 우물 안 개구리처럼 담을 쌓고 지내면서도 그런 사실조차 모르는 게 아니라 알려하지 않습니다. 구교(천주교)도 자기들끼리 모이면 멀쩡한 이름 놔두고 ‘세례명’을 부르면서 동류의식을 느끼지만 개신교의 경우 아주 심각합니다.

 

 ▲지난26일 <뉴스후>는 조용기 여의도 순복음교회 목사를 비롯, 국내 일부 대형 교회 복사들의 세금 미납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뤘다. 특히 방송 이후 누리꾼들은 이 같은 종교계의 관행을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 MBC뉴스후


‘증경회장’이나 ‘항존직’이란 말은 국어사전 어디에도 없는 교회에서만 통용되는 단어입니다. ‘전 회장’을 굳이 증경회장이라고 불러 아주 거창하게 표현하죠. 언어 자체에 거품이 심하게 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항존직’은 ‘정년 때까지 하는 직책’을 말하는데 ‘종신직’이라고 부르려니 남의 이목도 있고 해서 지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밥을 먹어도 자기들끼리만 먹고, 놀아도 교인들끼리만 노니 비신자들의 정서를 알리 만무합니다. 그래 놓고는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며 입에 거품을 물죠.


운동권 역시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언젠가 송년회 때 후원 당원을 초대한 적이 있는데 소감을 물었더니 ‘뭔가 좋은 말을 하는 것 같은데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고 해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제 친구들도 ‘네 말이 너무 어렵다’며 지적을 해 언어 순화를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어렵다’고 합니다. 이른바 ‘운동권 사투리’가 판을 치고 있다는 증거죠. 말투도 다분히 공격적이라 일반 시민들이 듣기에 거부감을 많이 느낍니다. 남을 감싸주는 포용과 사랑의 느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술자리도 자기들끼리만 어울려 종교 집단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중의 정서를 접하거니 이해할 수 없음은 두 말할 필요조차 없죠.


특히 불필요한 줄임말을 아무 생각 없이 마구 사용하는 아주 못된 버릇이 있습니다. 글자 한두 개 줄인다고 뭐라도 생기는지 저는 의문입니다. ‘학생위원회’를 제대로 부르는 활동가들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대부분 ‘학위’라고 부르는데 무슨 학위인지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죠. ‘대의원 대회’를 ‘대대’라고 부르는 건 우리말 파괴의 극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발 이러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오덕 선생님이 ‘먹물들이 우리말을 망쳤다’고 하셨는데 저는 운동권들이 망친 정도가 아니라 파괴한 장본인들이라고 봅니다.


무분별한 복수 표현은 말할 것도 없고 전투적인 표현이 배인 언어 습관은 대중들과 멀어질 뿐입니다. 우리 민주노동당이 표 얻으려면 이것부터 바꾸지 않으면 안 됩니다. 탤런트 최수종은 평소 국어사전을 갖고 다닌다고 합니다. 우리말의 긴 소리와 짧은 소리를 정확하게 표현하려면 사전 없이는 안 된다는 게 그의 생각입니다. 자유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이나 당 기관지인 진보정치의 기사를 보면 우리말본(문법)은 저 멀리 가 있습니다. ‘말은 얼’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말을 천대하는 것은 우리 ‘정신을 함부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집권을 들먹이는 정당의 구성원들이라면 우리말을 홀대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누리집(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는 당직자들은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대중의 정서를 이해라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맙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별난 종교집단처럼 철옹성을 쌓고 안주하는 폐쇄적인 집단이 되어 영원한 소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