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민중

태안반도 주민들, “조속한 특별법 제정, 삼성 무한책임 촉구”

녹색세상 2008. 1. 26. 22:51
 

 

24일 태안주민들은 국회의 간담회 뿐 아니라 서울역에서 ‘조속한 특별법 제정, 삼성 무한책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우리가 끝이면 너희도 끝이다!”라는 대형현수막이 피해 주민들의 울분을 그대로 담아냈다. 생선, 굴 더미를 쌓아놓고 유출된 기름을 모아 와서 뿌리는 주민들의 손길에도 분노의 감정이 격하게 녹아있었다. 또한 이들은 삼성에서 생산된 전자제품을 깨부수면서 삼성제품 불매운동을 선언하기도 했다. 집회에 참석한 노회찬 의원은 “120만 명의 국민이 태안에서 자원봉사활동을 벌였지만 삼성 이건희 회장은 한 번도 내려오지 않았다”고 질타하며 “삼성은 수백억 미술품을 팔아 태안주민의 피해를 보상하라”고 촉구했다.

 

 

꽹과리를 들고 집회에 참석한 윤말순 씨는 태안 원복면에서 굴, 전복, 해삼을 따서 생계를 유지해 왔다. 윤 씨는 “여기 온 사람들은 밥만 먹고 굴만 까고 살았다. 삼성이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사과하면 마음의 응어리는 안 졌을 텐데. 국민들은 지역을 살린다고 자원봉사 오는데 삼성은 아무런 보상도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유출기름을 굴 더미에 붓었던 우옥자 씨는 “평생 바지락 캐서 아들 교육시켰어. 이제 굶어죽게 생겼어”라며 눈물을 보였다. 명춘식 씨 역시 “바지락, 굴, 게 잡아서 1년이면 한 2000만원은 버는 디 큰 일 났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러한 피해주민들의 분노는 집회를 마치고 삼성본관을 향하는 행진을 막는 경찰병력을 향해 폭발했다. 겨우 100명의 주민대표만 삼성본관 앞까지 갈 수 있었다. 삼성본관 앞에 도착한 이들은 삼성측에 질의서를 전달하기 위해 본관으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병력 앞에 가로막혔다. 삼성의 오만한 태도에 분노한 주민들은 기름덩어리와 생선을 내동이치며, 진정성 있는 사과와 무한책임을 촉구했다. (진보정치/황경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