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청소년의 불온한 선택을 기대한다

녹색세상 2008. 1. 18. 19:10
 

라일락 피면…선택에 대한 여덟 편의 단편

 

 

  흔히 말하는 것처럼 90년대를 아동문학의 부흥기라고 한다면, 요즘은 가히 청소년문학의 부흥기 아니면 최소한 형성기라고 할 만하다. 청소년문학이 주목받기 시작하자 여러 출판사에서 앞을 다투어 청소년문학을 선보이고 있다. 그런데 90년대 이른바 아동문학의 부흥기에 쏟아져 나온 작품들이 전부 훌륭한 작품들이 아니었듯이, 요즘 쏟아져 나오는 청소년문학들 역시 아직 부족한 구석이 많이 엿보인다. 청소년이라는 시기 자체가 청년도 아니고 소년도 아닌 어중간한 지점이듯이, 청소년문학 역시 성인문학도 아니고 아동문학도 아닌 어중간한 지점에서 길을 잃은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라일락 피면’(원종찬 엮음, 창비, 2007)은 바로 그 애매한 지점에서 청소년문학의 위치를 점검하고자 한 단편집이다. 아직 청소년문학 작가 집단이 형성되어 있지 않아서 성인문학과 아동문학의 작가들이 본 단편집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현실은, 우리 청소년문학이 처한 어중간한 지점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가 될 수 있겠다. 이 단편집에서 인상적이었던 단편소설 세 작품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첫 작품이자 본 단편집의 표제작인 ‘라일락 피면’은 전형적인 리얼리즘 소설이다. 공선옥이라는 작가의 힘이 느껴지는 이 작품은, 한 고등학생의 시선을 통하여 오월 광주 학살의 비극을 생생하게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