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김나영, 몸으로 말하는 ‘은반의 샛별’

녹색세상 2008. 1. 17. 21:40
 

  피겨계의 ‘샛별’ 김나영은 수줍기만 하다. 좀처럼 말이 없고, 그나마 해도 바로 앞 사람에게조차 들릴락 말락이다. “하루 내내 집에 있어도 배고프다가 말의 전부”라고 할 정도다. 하지만 스케이트를 탈 때는 다르다. 그는 11일 끝난 2008 전국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에서 145.27점으로 우승하면서 김연아에 이어 국내 2인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국제빙상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 때 기록했던 개인 최고점수(128.37점)를 4개월 만에 17점이나 끌어올렸다.

 

  ▲ 피게스케이팅의 샛별 김나영의 훈련 모습


  김나영은 6살 때 스케이트를 타러 갔다가, 안짱다리를 고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얘기를 들은 어머니 신금숙씨 손에 이끌려 피겨를 시작했다. 어렸을 땐 동갑내기인 ‘피겨여왕’ 김연아와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했다. 하지만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오른쪽 무릎에 퇴행성관절염을 앓으면서 기량차가 벌어졌다. 김나영은 “지금도 무리를 하면 아프다”고 했다. 그래서 오른다리에 힘을 실어야 하는 점프 트리플 루프가 단점으로 지적된다. 2006년 교통사고, 지난해엔 발목 부상의 악재까지 겹쳤다. 하지만 김나영은 묵묵한 훈련으로 한계를 극복해가고 있다. 신혜숙 코치는 “루프를 제외한 플립, 러츠 점프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매일 오전 11시~오후 2시, 밤 10시~새벽 1시까지 스케이팅 훈련을 하고 무용ㆍ리듬체조ㆍ스트레칭ㆍ스포츠마사지 등을 곁들인다. 스케이트를 타는 것 외에 특별한 취미도 없다.


  유연성, 표현력, 트리플 컴비네이션(연속 3회) 점프가 과제로 꼽힌다. 신 코치는 “하라는 것만 열심히 하는 수준이지 예쁘게 꾸밀 시간이 없었다. 아직 정상급 선수들과 기량차가 있지만 단점을 보완해 본격적으로 성인무대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김나영은 다음달 4대륙선수권과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무대에 도전한다. 현재 김나영의 세계랭킹은 53위인데 이번에 15위권 진입에 도전한다. ‘목표’를 물으니 그답게, “잘 해야죠”라는 답이다. 한(겨레/홍석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