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과 인권

‘×××의원실 1.4 시무식 회식자리 성폭력사건’에 대한 성평등강사단 성

녹색세상 2008. 1. 17. 00:33
 

1. 성차별적인 남성중심문화가 만연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의 회식ㆍ술자리 문화를 일소하고, ×××의원실의 이러한 회식문화를 주도한 ×××의원을 징계를 요구한다.


  서울시당 당기위원회에 제소된 ‘×××의원실 1.4 시무식 회식자리 성폭력사건’은 진보정당의 회식문화 역시 성차별적인 남성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직무와 활동의 연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회식자리에서 민주노동당 역시 ‘자연스럽게’ 조직의 대표가 주도하는 ‘병권 폭탄주’ 문화가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여성들의 웃음을 앗아가는 자들은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


  진보정당답지 않은 성차별이고 남성중심적인 회식문화는 이번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게 된 환경적 조건을 제공하였다. ×××의원실의 회식자리에서 ‘폭탄주’돌리기는 빈번한 일상처럼 이루어져왔다. 사건 당일 역시 십 여 잔의 폭탄주가 돌아가는 상황이었다. 술에 약한 제소인의  거부로 옆자리의 동료가 대신 마셔주었지만 전체가 함께 공유해야 목적이 달성되는 폭탄주 문화에서 제소인이 더 강하게 거부할 경우 “서운해 할 사람”들 때문에 어쩌지 못했다고 한다. 이러한 분위기는 그 자체로 ‘강요된 상황’이다. 나아가 이번 사건의 경우를 비롯해서 남성중심적인 성차별적 당내 문화에 대해 문제제기 하는 여성활동가들의 거부와 저항의 행위는 ‘자연스럽게’ 무시되기 일쑤이거나 좋은 분위기를 망치는 까칠한 사람의 분위기 파악 못하는 행동으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의원실의 최고 책임자이며 직무의 연장으로 이루어진 이날 회식자리에서 폭탄주를 제안하고 주도한 ×××의원은 진보정당의 의원답지 못한 행동과 처신에 책임을 다하고 제소인을 비롯한 당원들에게 공개 사과하여야 할 것이며, 응당한 징계를 받아야 할 것이다.



2. 노래방 여성도우미를 향유한 당원에 대해 징계를 요구한다.


  2차로 간 노래방에서 피제소인 ×××는 노래방 여성종업원의 접대를 향유하였다. 노래방에 고용되어 술을 가져다주는 등 서비스를 했던 여성종업원이 “노래를 해도 되느냐”며 제안을 하자 “그렇게 하라”고 하며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를 하고 서로의 허리를 감싸는 등의 행위를 하다가 제소인의 강한 문제제기를 받고서야 그 여성을 내보냈다. 그럼에도 먼저 ‘여성도우미’를 요청한 것이 아니라 그 여성이 자진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하는 등, 문제를 회피하려고만 하는 태도는 진보정당의 당원이자 활동가, 보좌관으로서 온당한 처신이라고 볼 수 없다. 이에 여성종업원의 접대를 향유한 당원에 대해 응당한 징계 처분이 내려지길 바란다.


  더욱이 여성종업원의 접대를 향유한 사람은 ×××의원실에서 직원들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기에 이런 분위기는 간접적으로 당일 노래방에서 행해진 성추행사건에 환경적 영향을 미쳤으며 여성활동가들에게 성적 불쾌감과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써 성희롱에 해당한다. 만약에 하나 당내에서 이와 유사한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당기위원회가 이런 문제에 대해 원칙에 어긋남이 없이 처리할 것을 요구한다.

3. 성추행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한다.

1.4일 사건의 가해자는 피해자를 평소 존경하는 선배라고 생각하였던 사람이었으나 피해자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 있는 점을 이용하여 피해자의 인격과 성적 자존을 침해했다. 만취상태였다고 하면서도 가해자의 행위에 거부하며 자리를 옮기는 피해자를 따라와서까지 자신의 행위를 계속하려 하는 등,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여 피해자와 피해자 주변을 비롯해서 진보정당의 당원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다. 가해자는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 자기 혁신의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며, 당기위원회는 엄중한 처벌을 통해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4. 성추행사건 처리 과정에서 행해진 2차 가해에 대해서도 엄중한 처리를 요구한다.


  1.4일 사건이 있은 직후 제소인은 사건의 올바른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 조직적 처리를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였던 반면, ×××의원실은 책임 있는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과는 달리, 상황적 이유를 들어 미온적으로 대처하였을 뿐 아니라 제소인에게 가해자의 해고처리와 관련한 업무를 지시하는 등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행하는 잘못을 범했다.  또한 사건의 처리와 예방을 위한 ×××의원실 교육에 몇몇 보좌관만 참여하였을 뿐, 최고 책임자와 전체 직원에 대한 예방교육은 시행조차 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의원의 대선 경선이라는 정치적 상황에 이 사건의 본질이 호도될 것을 우려한 제소인이 ‘사건 함구’를 요청하였음에도 경선과정 중에 ‘성명불상의 당원’이 정확하지 않은 정보와 잘못된 관점으로 사건을 공개하는 등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범하는 오류가 자행되었다. 이에 제소인에게 2차 가해를 범했던 모든 사람에 대해 행위의 경중을 가려 처벌해줄 것을 요구한다.

5. 당내 성차별 문화를 일소하고 성평등한 인식과 문화, 구조를 위한 성평등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당은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진보정당의 당원이다. 매 순간 정치적 올바름과 경각심으로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계급 모순과 성 모순이 씨실과 날실처럼 꼬여 얽혀있는 이 사회에서 우리는 때때로 성차별의 가해자와 피해자로 살아간다. 이런 상황에서 차별과 모순이 없는 최소한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은 진보정당의 존재이유이다. 몇 자의 문구로 성차별이 없어지지 않고, 일회적인 성평등 교육으로 성평등 사회가 만들어질 수 없기에 내실 있고 효과적인 당내 성평등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당적 노력이 더 절실히 필요하다.


  민주노동당 성평등 교육의 담지자로 역할해온 성평등강사단의 강사들도 성차별 없는 성평등 사회를 위한 진보적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심기일전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더불어 당규에 있는 의무교육의 형식적 의무를 다하는 차원을 넘어 동지의 고통과 분노를 이해하고 동지로서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서 성찰하는 당원이 되도록 노력하자. 끝으로 제소인의 고통과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동지로서 연대할 것을 밝힌다.


                                  민주노동당 성평등강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