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병역면제 의혹제기...평화재향군인회, 병적기록표 사본 공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한 병적확인서와 내용이 다른 병적기록표 사본이 공개되어 선관위에 제출한 병적확인서가 위조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과 함께 이 후보의 병역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월남참전용사명예회복연합회, 대한참전전상전우회, 평화재향군인회 등이 구성한 ‘병역비리척결국민행동 준비모임’은 14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후보의 병적기록부 사본을 공개하고 의혹 규명을 촉구했다. 이날 공개된 병적기록표가 사실일 경우 파장이 예상된다.

 

  ▲ 병역비리척결국민행동이 14일, 공개한 병적기록표 사본 앞면.

  표명렬 평화재향군인회 상임대표는 익명의 제보자에게서 이 후보의 병적기록표 사본을 입수했다고 밝히고, “군 통수권자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군 면제 과정과 사유를 명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한 병적확인서는 ‘61년 최초 신검(현역), 63년 논산 훈련소 입소 귀향조치(폐결핵ㆍ기관지 확장증), 64년도 법제35조 미필(신검 기피), 65년 3월30일 면제’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병적기록표 사본에는 병적확인서에 명시된 ‘61년 신검, 63년 논산훈련소 입소’ 내용이 전혀 기록되지 않았으며, 면제기록만 있을 뿐 담당자 확인 도장조차 없다. 또한 이명박 후보가 1차 신검을 받았다는 61년은 그가 고려대 1학년 재학 중일 때인데, 병적기록표 사본에는 직업란에 ‘고려대학교 4년 졸, 회사원 2년’ 경력으로 적혀 있어 65년 이후에 기록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이명박 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한 병적확인서에 나오는 ‘64년도 법제35조 미필’에 대해서 이 후보 측은 ‘64년도에 신검을 기피해서’라고 하지만, 이 또한 64년까지 신검을 받지 않았다는 증거라는 지적이다.

  폐결핵 경도ㆍ기관지확장증 고도 등 엑스레이를 촬영한 것으로 확인하고 있는 병원의 서명이 이명박 후보가 병역면제 판정을 받은 65년 3월30일 당일로 되어 있는 부분도 의문이다. 당시 의료기술로는 엑스레이를 찍어 결과를 받는 데는 2~3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한 병적기록표 사본에는 당시 ‘찢어지게 가난해서 폐결핵 등을 앓았다’는 주장과 달리 이명박 후보의 아버지와 두 형은 모두 회사원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재산은 동산 5만원ㆍ부동산 50만원, 생활형편은 상ㆍ중ㆍ하ㆍ극빈 가운데 ‘중’으로 표시되어 있다.

 

▲평화재향군인회에서 공개한 병적기록표 사본에는 이미 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표기돼있고, 직업도 회사원으로 2년 동안 근무한 것으로 돼 있다. 이명박 후보는 65년 졸업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병적기록표는 최초 신검 대상자가 작성하는 것으로 당시의 인적사항ㆍ학력ㆍ가족사항ㆍ재산 등을 적고 변동사항은 전산으로 변경(60년대는 수기로 변경)하며, 병적원부와 병적기록표를 근거로 병적확인서를 발급하게 되는 것으로 내용이 다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곧이어 전화를 걸어와 “64년 이전에는 신체검사 때가 아니고 군부대에서 작성했다”며 “병적기록표를 신병훈련소에서 작성했으므로 입영 전에는 병적원부만 있을 뿐 기록이 없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후보는 면제 사유인 ‘폐결핵ㆍ기관지확장증’에 대해 65년 현대건설 입사 이후 세 끼를 정상으로 먹고 규칙적인 생활을 해서 기적적으로 병이 나았다고 말해왔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이명박 후보의 병역과 관련해서는 병원기록 등 이미 확인 된 것으로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민중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