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국제

“평화가 곧 밥이다”

녹색세상 2007. 12. 8. 23:03
 

권 후보, 제주 강정마을 찾아 “해군기지 반대 후보 지지해 달라”


“보수정치권과 노무현 정권이 제주도를 죽이고 있다. 해군기지가 들어서고 한미FTA가 발효되면 제주도는 죽는다.... 해군기지 막고, 한미FTA 막아 제주도를 살릴 수 있도록 권영길을 지지해 달라”

 

  △ 사진 대선특별취재팀 정택용 기자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가 8일 오전 10시경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투쟁이 한창인 제주도를 찾았다. 권 후보는 제주공항에 도착하자 곧바로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찾아 “유일하게 해군기지를 반대하고, 한미FTA 막을 수 있는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권 후보가 강정마을에 도착하자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과 양홍찬 강정해군기지반대 대책위원장 그리고 강정마을 주민 2백여 명은 ‘해군기지 반대!’의 깃발을 흔들며 “권영길, 권영길”을 연호하면서 환영했다.


“권영길과 함께 미군기지 막자”


  권 후보는 유세발언에 앞서 강정마을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함께 해군기지를 막자”고 격려했고, 이어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은 권 후보에게 ‘해군기지 반대 건의서’를 전달했다. 강 회장은 건의서를 전달하며 “국회 예산심의에 올라간 해군기지 건설 예산안의 국회비준이 이루어지지 못하도록 해 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발언에 나선 권 후보는 “보수정치세력, 범여권, 한나라당, 노무현 정권이 해군기지를 만들어 평화의 섬 제주도를 죽이고 있다”며 “해군기지 건설은 평화를 거역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제주도는 도민만의 것이 아니며,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천혜의 자원으로 되어 있다”며 “제주도의 동력이 바로 천혜자원, 즉 땅”이라고 하고 또한 “제주도의 동력은 평화이며, 평화가 곧 밥”이라고 했다.


  권 후보는 “부시 대통령이 북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의 앞머리에 ‘친애하는 김 위원장에게(Dear Mr. Chairman)’라고 쓰여 있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폭군, 악의 상징이라고 부르던 부시가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어 권 후보는 “미국과 북한이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한반도를 평화의 땅으로 만들자고 합의해 가고 있다"”그러나 “이런 상황임에도 노무현 대통령과 보수정권, 그리고 미국은 음흉한 음모를 감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영길 후보는 “남북을 가르고 있는 비무장지대 철책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평화를 심는 게 소망”이라며 “비무장지대를 평화의 지대로 만들고, 그 자리에 세계적 생태공원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권 후보는 “남북 간이 대치하고 있는 서해북방한계선을 공동어로구역으로 만들고, 남북공동경비군을 창설하려고 한다”며 “저 권영길은 여러분과 함께 해군기지를 막아내고 반드시 제주도를 평화의 섬으로 만들겠다”고 하자 강정마을 주민들은 “권영길, 권영길”을 연호하며 민주노동당 공약에 박수로 지지를 보냈다. 권 후보는 그러나 “노무현 정권과 한나라당, 범여권은 뒤에 있는 미국을 믿고, 미국은 노무현 정권과 한나라당을 앞세워서 강정마을을 해군기지로 만들려 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되기 전인 지금부터 해군기지를 막아내기 위해 함께 싸우겠다”고 의지를 전했다.


“세계유산 제주도, 노무현과 김태환이 망가뜨려”

 

 


  한편 권 후보는 “세계 자원학자와 관광학자들이 제주도의 강정마을을 보고 세계유산이라며 대한민국은 복 받은 것이라고 한다”며 “세계가 보전해야 한 세계유산을 노무현정부와 김태환 제주지사가 그 복을 걷어차고 제주도민의 행복을 망가뜨리려고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권 후보는 “세계의 유산이 될 강정마을을 지키는 것은 강정마을 주민, 제주도민만의 일이 아니며 평화와 통일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들이 나서서 강정마을을 지키고 제주도를 평화의 섬으로 만들어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권 후보는 해군기지 반대의 의견에 이어 한미FTA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노무현 정권은 이라크 파병연장안을 통과시키면서 한미FTA 도 함께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다”며 “민주노동당과 권영길은 국회에서 어떻게든 막아내고 내년 총선에서 국민들의 반대의 힘으로 막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 후보는 "한미FTA가 발효되면 제주도의 감귤뿐만 아니라 모든 농사는 망치고 농민은 살아날 길이 없다"고 지적하고 그럼에도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를 제외한 한나라당의 이명박의 후보 범여권의 정동영 후보, 이회창 후보 등 모든 후보가 자랑하듯 반드시 한미FTA 추진하겠다고 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 후보들이 한미FTA 추진해도 대책을 세우겠다고 이야기했다”며 “이미 다 죽어버리는데 뭘 살리겠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한국 농민 생명을 걸고 한미FTA 막아야


  권영길 후보는 “농업을 살리는 근본적인 길은 한미FTA를 막아내는 것”이고 “대통령이 되면 어떠한 경우라도 한미 FTA 무효화 시켜내겠다”며 지지를 호소하자 강정마을 주민들은 연호로 대답했다. 이어 “미국의 축산 농가는 한국에 쇠고기를 파는 것이 생명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왜 우리 국민들은 농업 전체가 걸려있는데 한미FTA를 막아내야 하는 의견이 없는 거냐?”고 질문을 던졌다.


  권 후보는 또한 “이번 대통령 선거는 한미FTA를 반대하는 세력 대 찬성하는 세력 간의 대결”이라며 “한미FTA를 반대하는 권영길 대 한미FTA를 찬성하는 이명박 정동영 등과의 대결에서 권영길 승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전했다. “보수정치권이 한미FTA, 미군기지 만들어 제주도를 죽이려 한다”며 “권영길이 해군기지 막아내고 한미FTA 막아내어, 제주도를 살리고 평화의 섬으로 만들고 농업을 지키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강정마을에서 유세를 마친 권 후보는 제주공항 인근인 제주 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2007 이웃사랑 바자회’에 참가하여 사회복지단체 회원과 바자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찾은 바자회장은 하루 전날 강 당원이 이미 다져놓은(?) 곳이여 더욱 반응이 좋았다. 시민들은 “어제는 사모님이 오셨는데, 오늘은 권영길 후보님이 오셨네요”라고 인사를 전하며 권 후보에게 박수를 보냈다.


권 후보 분위기 띄우고, 강 당원 표 다지고

 

 


  한편, 권영길 후보의 옆지기 강지연 당원은 권 후보보다 하루 앞선 7일 제주도에 도착하여 유세활동을 벌였다. 강 당원은 권 후보가 바빠 챙기지 못한 제주지역 돌며 시민과 상인, 농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강 당원은 거리에서 만나는 단 한사람도 스쳐지나가는 법이 없이 모두 악수를 하며 기호 3번을 찍어달라고 전했다. 8일 오전 권 후보를 마중하기 위해 제주공항을 찾은 강 당원은 기다리는 시간 동안 공항을 찾은 시민들을 만나 미리 터(?)를 닦아놓기도 했다.


  며칠 만에 만난 권 후보와 강 당원의 상봉은 보는 사람들이 안타까울 정도로 짧은 시간을 보냈다. 출구에서 차량까지 가는 불과 1,2분 사이의 만남이 있었을 뿐이다. 강 당원과 함께 강정마을로 가는 줄 알았던 권 후보는 일정이 다르다는 이야기에 “어~, 같이 못 간다고”라며 아쉬워하고 탔던 차에서 내려 다시 한 번 강 당원의 손을 잡아주기도 했다. 이날 강 당원은 감귤 농장을 찾아 농민들과 함께 감귤을 따고 올해 감귤 가격 하락으로 고통 받는 농민들을 위로하고 민주노동당의 농업정책을 알렸다. 또한 강당원은 오후 2시경 제주시 동문시장을 찾아 재래시장 상인들을 만나 권 후보가 미처 돌보지 못한 지역을 챙겼다.


  이어 강 당원은 제주외국인근로자센터를 찾아 필리핀 이주노동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강 당원이 “한국에 살며 힘든 점이 무엇인가?”라고 묻자 필리핀에서 온 여성은 “한국말이 어렵고, 직장을 구하기 힘들다”고 전하기도 했다. 기분 좋은 수다가 진행되는 동안 필리핀 여성들과 강 당원은 금세 친해졌다. 한 필리핀 여성이 “시부모님 모시는 게 힘들다”고 말하자, 강 당원은 “그건 한국 사람들도 힘들다”고 말해 웃음을 얻기도 했다. (진보정치/백운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