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은 12월4일 김경준씨가 검찰 수사를 받던 과정인 11월23일 검찰청 조사실에서 장모에게 써준 메모지를 단독으로 긴급 입수했다. 여기에는 검찰이 이명박 후보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주면 김씨의 형량을 낮춰주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서툰 한글로 쓰여 있다.
▲ 11월23일 김경준씨가 면회 온 장모와 나눈 필담 메모지
“지금 한국 검찰청이 이명박을 많이 무서워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내가 제출한 서류 가지고는 이명박을 소환 안 하려고 해요.그런데 저에게 이명박 쪽이 풀리게 하면 3년으로 맞춰주겠대요. 그렇지 않으면 7~10년. 그리고 지금 누나랑 보라에게 계속 고소가 들어와요. 그런데 그것도 다 없애고.저 다스와는 무혐의로 처리해준대. 그리고 아무 추가 혐의는 안 받는데. 미국 민사소송에 문제없게 해주겠대.”
이 메모지 아래 켠에는 김경준씨의 장모가 “내 생각에는 3년이 낫지 않을까?”라고 쓴 대목도 들어 있다. 당시 필담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 이를 근거로 김경준씨 가족은 이번 검찰 수사가 처음부터 편파적으로 진행되었다고 주장한다. 김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은 “(검찰은) 이명박이 빠져나가도록 진술을 번복하지 않으면 검찰이 중형을 구형하겠다고 (경준이를) 협박해왔다”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김경준씨가 검찰의 수사 과정을 누나 에리카 김 변호사와 부인 이보라씨에게 전화 및 메모를 통해 상세히 전하면서 조언을 듣곤 했는데, 이 메모지는 그 일부라는 것이다(김씨 가족은 이날 이후 김씨와 주로 통화를 했는데, 그 내용도 녹음했다고 했다).
검찰이 이명박을 무서워해요!
김씨 가족은 한글 이면계약서의 도장이 이명박 후보의 도장으로 판명되었지만 검찰이 김경준씨와의 거래를 통해 수사의 물꼬를 돌렸다고 주장했다.김경준씨의 누나 에리카 김 변호사는 “검사들은 이명박씨가 어차피 대통령 될 사람이어서 수사가 안 되니 기소할 수 없다고 동생을 설득했다. 동생이 수사에 협조할 경우 3년을 구형해 집행유예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동생이 진술을 번복하도록 했다”라고 말했다.이 때문에 수사 방향이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김씨 가족이 제공한 또 다른 녹취록에서 김경준씨는 이렇게 말했다.“내가 초반에 검찰 뜻에 따라 몇 번 진술을 번복한 사실을 근거로 이제 내 얘기가 믿을 수 없다고 한다. 검사가 내 형량에 더 이상 도움을 주지 않겠다고 했다.”
검찰이 김씨에게 반대 정당이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이명박 후보 이름을 완벽하게 빼주면 형량을 줄여주겠다고 제의했다는 것이다.이보라씨는 “검찰은 남편 혼자 이면계약서를 위조했고 훔친 도장을 찍었다고 거짓말을 하라고 설득하고 있다.부장검사와 담당 검사가 새벽 4시까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12년을 구형하겠다고 협박했다”라고 말했다.김경준씨는 그동안 “이면계약서를 만들 때 이명박씨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둘이서 각각 도장을 찍었다”라고 진술했는데, 검찰이 이를 번복하라고 압력을 가했다는 얘기다.
에리카 김 변호사는 “이명박씨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검찰이 편파 수사를 하고 있다는 내용을 구체적인 증거와 자료를 가지고 다 밝히겠다”고 말했다.에리카 김 변호사는 현지 시각으로 12월5일 수요일 11시(한국 시간 12월6일 오전 3시)에 미국 로스앤젤레스 윌셔프라자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시사IN/주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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