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민중

환자차별 진료하는 건국대병원의 치사한 짓거리

녹색세상 2007. 11. 30. 21:14
 

의료서비스 역시 사람 따라 차별한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당연하다구요?) 돈 많은 사람이 더 싸게, 더 편하게 진료 받을 수 있는 세상입니다. 말로만 듣던 고급 고층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공익성을 지켜야 할 대학병원마저도 특별취급을 해주고 있음이 얼마 전 확인됐습니다.


얼마 전 건국대병원은 더# ‘스타시티’ 입주민들과 진료 협약을 맺었습니다. 스타시티가 뭐냐구요? 대한민국 1%가 산다는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아시죠? 타워팰리스의 아류작 중 하나로 보시면 됩니다. 건대 입구에 위치한 프리미엄 대규모 주상복합 아파트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번 협약식에는 건대병원 이홍기 병원장까지 참석한 것으로 봐서 얼마나 이번 협약이 건대병원에게 중요한 일이었는지 알 것 같습니다.

 

 


대충 내용을 살피면 아래와 같습니다.


1. 건강검진센터 이용 본인부담금 20% 할인

2. 입주민 전용(VIP)창구 및 전담 관리자 지정운영

3. 입주민 정기건강진단기관지정

4. 구급차 및 병상 배정 우선권 제공

5. 입주민을 위한 건강강좌 개최

6. 스타시티 정기간행물에 지정병원 홍보 외

뭐 대충 이런 정도더군요.


문제는 본인부담금의 20% 할인인데요. 현재 의료법 상 ‘비급여 할인’, 즉 본인부담금의 할인은 불법입니다. 건대병원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불법이 아니다”라고 워낙 당당하게 주장하기에 한번 보건복지부에 물어보니 “당연히 불법”이라더군요. 스타시티 입주민 전용 창구 역시 병원 접수창구에 떡 하니 서있을 것을 상상해보면 위화감을 조장하기엔 충분 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닙니다. 병원으로서는 실제로 돈 안 되는 일반 환자들보다야 돈 되는 항목인 건강검진 환자들을 잡고 싶었을 것이고, 어찌 보면 자본주의 시대에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이 모두 이용하는 공공기관인 병원에서까지 그렇게 티내고 싶었는지 좀 의문이 가네요. (아. 이제 병원은 공공기관이 아니라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게다가 스타시티에 사는 사람들만 별도로 20% 할인받는다는 사실을 알면 그 병원에 가고 싶어질까요? 돈 있는 사람이 돈 버는 세상의 일면을 본 것 같아서 왠지 씁쓸한 하루였습니다.


한 가지 더.

이처럼 스타시티 입주민들의 건강 챙기기에 극성인 건대병원의 재단인 건국대학교의 자산관리회사인 건국AMC는 현재 스타시티 1층에 들어설 스포츠센터 문제를 놓고 입주민들과 분쟁이 한창입니다. 입주자들은 청약 당시 건국AMC가 지하 1층에 짓기로 한 스포츠센터를 당초 입주자 전용으로 제공키로 해놓고 이제 와서 이마트에 상업용으로 임대했다며 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건국AMC 측은 분양 당시 입주자 전용 스포츠센터를 어디에 설치할 지 밝힌 적이 없으며 지하 1층에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것도 법적인 하자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입주민의 건강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건대병원이 주민들에게 검진 할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건강을 위해 있어야 할 스포츠 센터 사용은 입주가 여러 달 지난 지금까지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니 어쨌든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대학병원이 뒤로 하던 짓을 이젠 노골적으로 드러내 놓고 하는 세상이 왔습니다. 의학 연구와 중증 환자 진료, 의사 수련을 위해 만든 대학병원이 본격적으로 돈벌이에 환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블로그/이동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