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비자금 계좌 관리 삼성증권 전직 간부
한겨레신문은 서울 시내 삼성증권의 한 지점에서 일하면서 계열사 임원들의 차명계좌(주식매매 위탁계좌)를 직접 관리했다는 전직 간부를 만났다. 그는 당시 그룹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에서 계열사 임원들의 도장과 신상 서류를 별도로 관리했고, 필요할 때마다 연락을 해 계좌를 새로 만들거나 계좌에서 돈을 꺼내 가져오도록 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제보자와의 일문일답이다.
-비자금 계좌인 건 어떻게 알았나?
=통상 ‘비서실 계좌’라고 불렀다. 뭘 뜻하는지 다 아는 분위기였다.
-계좌 관리는 어떻게 하나?
=지점마다 별도의 관리대장이 있다. 계좌 주인, 금액 같은 내용이 정리돼 있다.
-비자금 계좌는 몇 개 정도인가?
=당시 00지점에 20~30개 정도 있었다.
-계좌는 얼마나 자주 새로 개설하나?
=아주 많지는 않았다.
-그럼 아까 말한 계좌 20~30개 중 일부는 새로 연 계좌?
=그렇다.
-나머지 계좌는 언제부터 있던건가?
=글쎄. 계좌마다 다 달랐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기준으로 7~8년 된 계좌도 있었다.
-누구의 계좌를 어떻게 개설하나?
=대부분 계열사 상무급 이상 임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계좌 만드는 거야 간단하다. 도장도 있고 신분증 사본도 있는데 왜 못 만드나.
-계좌를 트고 입금 할 때는 돈이 어디서 이체됐는지 알 수 있지 않나?
=그런 미련한 짓을 하겠나. 입금을 몽땅 현찰로 하고 출금도 마찬가지이다. 형식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 예를 들어 당신 이름으로 차명계좌를 튼다고 하자. 형식적으로는 당신이 현찰 싸들고 와서 당신 계좌에 돈 넣는 것이다.
-그럼 현찰은 어디서 넘겨받나?
=계좌 만들 일이 생기면 구조본에서 미리 연락이 온다. 그럼 우리는 관련 서류를 준비해서 본관에 들어간다. 돈도 거기서 넘겨받았다.
-금고 같은 것을 본 적이 있나?
=못 봤다. 약속 시간에 본관으로 찾아가면 이미 그쪽에서 가방에 돈을 담아서 대기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넘겨받아 나오면 그만이다.
-어떤 가방이었나?
=골프 옷이랑 신발 담는 가방(보스턴 백) 비슷했다. 그거 하나에 만원 짜리로 3억원 정도 담긴다. 대개 처음 계좌 틀 때 5억원 정도 넣는데, 그럼 가방 두 개 정도 챙겨 나온다.
-계좌엔 대개 얼마나 들어 있나?>
=주로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에 투자돼 있었다. 금액으로 따지면 많은 건 50억원 정도 되는 것도 있고, 몇 억원 짜리도 있고. 더러는 잔고 없는 계좌도 있다.
-계좌에서 돈을 빼낼 때도 직접 구조본에 가져다줬나?
=그렇다. 가끔씩 구조본 담당자로부터 전화가 온다. 누구 계좌에서 이것 이것 팔아달라고. 그럼 우린 그대로 처리한 뒤 현찰로 챙겨 본관에 들어가 전달했다.
-한번 갈 때마다 얼마 정도씩 가져가나?
=그때그때 달랐다. 아주 큰 액수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10억원 미만이었을 거다. 가방을 여러 개 들고 간 기억은 없다. (한겨레신문/김경락 기자)
'노동과 민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한 눈물’의 진짜 주인공을 찾다 (0) | 2007.12.04 |
---|---|
환자차별 진료하는 건국대병원의 치사한 짓거리 (0) | 2007.11.30 |
야근은 암 유발 위험이 높다. (0) | 2007.11.30 |
건강하고 젊어지는 식습관 (0) | 2007.11.30 |
삼성마나님, 행복도 하시겠수 (0) | 2007.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