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검찰의 특명 ‘김경준의 입을 막아라’

녹색세상 2007. 11. 20. 00:58
 

전군표 때는 언론 사랑, 김경준 때는 언론 기피

 

▲투자자문회사 BBK의 주가조작사건 의혹의 핵심인물인 김경준 전 BBK 대표가 16일 저녁 법무부 호송팀에 의해 수갑이 채워진 채 인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지난 16일,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 씨가 국내 송환되던 인천공항에는 1백여 명의 취재진들이 몰려들면서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같은 날,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던 김 씨의 곁에는 검찰 호송관이 밀착방어하면서 언론의 접근을 원천 차단했다. 당시가 마지막임을 직감한 김 씨는 언론을 향해 “일부러 지금 들어온 것이 아니다”라고 외쳤다.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김경준 씨를 상대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연관성을 수사 중인 검찰의 대언론 정보차단이 정도를 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한 관계자는 ‘피의사실 공표권’이라는 법적 문제가 있다고는 하지만 “전례에 비춰볼 때, 언론통제가 심하다”라고 볼멘소리까지 했다. 실제로 의도적으로 피의 사실을 언론에 흘리던, 지난 전군표 국세청장 비리의혹 사건 때와 검찰의 언론 대응은 차원이 틀리다.

  

  특히 19일 현재, 김경준 씨는 서울중앙지검의 3.3㎥ 독방에 수감되어 있다. 검찰에 따르면 “사안에 비추어, 피의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혹시 있을지 모를, 외부인과의 접촉을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측근인 조해진 전 공보특보는 “검찰이 연말 대선을 의식하면서, 김경준의 입을 통해 검찰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사건이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가 아니겠냐”면서 “최소한 지금까지는 객관적인 검찰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 전 특보는 “검찰이 대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사결과를 발표한다면, 그리고 이명박 후보가 당선이 된다면, 폭풍이 몰아치지 않겠냐”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법조계에 출입중인 기자들을 상대로 “지난 8월 도곡동 땅 및 ㈜다스 차명소유 의혹 수사 때 참고인이 수사에 응하지 않아 결론을 내지 못했지만 이번엔 적극적으로 수사에 응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 후보와의 관련 여부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민중의 소리/박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