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신정아, 사건은 몰라도 사생활은 침해하지 마라.

녹색세상 2007. 9. 15. 10:02
 

몸로비ㆍ성로비의 몸통을 말한다


  미리 이야기 하지만, 난잡하며 정신 사나운 글이다. ‘팜므파탈’이라는 왠지 있어 보이는 말이 있다. 프랑스산이 이 말을 한국말로 번역을 해놓은걸 보면 ‘치명적인 여성’정도가 있다. 이 정도만 해도 제법 근사하다. 치명적이라니! 그런데 이 말의 뜻이 ‘요부’로 바뀌면 선악을 나누는 판관의 언어로 돌변한다. 누드사진 한 장에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혀 졌다. 그런데 왠 걸? 나는 별로 분노감도 들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저렴한 똥통이라는 것이 어디 새삼스러운 일이었나? 유명 여성 연예인의 포르노가 온 사회를 뒤흔드는 것이 엄숙한 표정 뒤에서 호박씨 까고 있는 우리 사회의 진면목 아니었던가? 남이야 누드를 찍던 포르노를 찍던, 온전히 개인 그리고 사적인 관계의 문제일 뿐이다.


  로비를 해서 문제란다. 몸으로 로비를 한 건지 아닌지는 더 두고 봐야 알 일이지만 몸으로 했건 돈으로 했건 빽으로 했건 로비는 로비다. 그런데 로비는 무조건적인 악인가? 로비는 자본주의사회건 공산주의사회건 존재할 수밖에 없는 피할 수 없는 프로세스이자 행동양식이다. 로비에는 나쁜 로비가 있고 좋은 로비가 있는가? 모든 로비에는 어떤 사람에게는 좋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나쁜 로비가 있을 뿐이다.


  로비에는 어떠한 방법도 용인된다는 것인가? 경쟁의 법칙을 생각해보자. 돈으로 처바르는 로비판에서는 돈 없는 자들이 영원히 실패하게 된다. 육체적인 로비는 (성접대가 아니라 여성이던 남성이던 스스로의 몸을 던지는 로비)의 경우에는 타고난 육체에 따라 차별이 주어질 수밖에 없다. 공평한 경쟁의 구도라는 것은 이론 속에서나 가능한 허구일 수 있지만 공평성을 최대한 추구해야만 로비라는 무대가 존재할 수 있다.


  즉, 몸 로비를 했건 돈 로비를 했건 애초의 결정프로세스상의 규칙을 위반하지 않는 로비라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것이 시장경제사회의 불문율이다. 로비를 통해 규칙상 절대 불가한 일을 가능하게 하는 로비가 바로 나쁜 일이다. 언론과 검찰이 겨냥해야할 칼끝은 바로 규칙위반에 있는 것이지 로비의 방식이 아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몸로비, 성로비 그리고 요부라는 말은 남자들의 언어이며 자신들의 지위를 위협하는 여성들을 공격하기 위한 언어이다. 신정아 씨의 누드사진이 종이신문을 통하여 백주대낮에 드러난 것은 그러한 보도(폭로)를 갈구하는 마초들이 이 사회의 주류임을 증명하는 일이다.


  팜므파탈의 직역이 ‘치명적인 여성’이라고 했다. 이 말의 뜻에는 '누구에게'라는 질문이 동반된다. 당연히 ‘남자에게 치명적인 여성’ 이라고 해야 제대로 된 뜻이 완성된다. 남자들이 여성의 성적 매력에 유혹당하고 그에 따라 이성을 상실하고 상식을 배반하여 공적이자 사적인 판단에 큰 영향을 입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다. 감추고 싶은 남자들의 치부이다. (여자들도 마찬가지라고? 누가 아니래? 하지만 100명중 한명 정도의 사례는 나중에 논하자고)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또 있다, 권력의 문제다. 팜므파탈은 아무한테나 찝적 거리지 않는다. 상대의 권력이 팜므파탈을 유혹하는 꿀 향기다. 모든 권력을 갖고 있는 남성들은 누구나 팜므파탈의 공략대상이 된다. 그리고 상당수의 권력을 갖고 있는 남자들은 그런 구도를 즐긴다. (아니라고?) 물론, 보수적인 권력자들은 ‘어딜 감히 공략을 하려 드는가’하고 분노한다. 자신의 간택을 얌전히 앉아 기다리라고 준엄히 꾸짖는다.


  아! 이 대목에서 불이 하나 켜진다. 권력을 갖는 남성들이 매혹적인 여성을 향한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한다. 하나는 나의 간택을 기다려! 라는 입장과, 또 하나는 나를 제발 건드려줘 라는 입장..... 이 두 가지 태도는 오로지 성격의 문제다. 오목형이냐 볼록형이냐, 내향적이냐 외향적이냐.... 결국 신문 팔아먹자는 상업주의의 결과물이다. 대세는 이명박이고 그 대세는 노무현 정권에 대한 저주와 부정이다. 이 대세는 시장의 동향이고 그 시장의 지배적인 언론소비자들의 입맛을 만족 시키는 보도를 해야 한다. 그래야 잘 팔리고 광고가 늘어간다.


  여성 연예인의 포르노 유통을 두고 그러한 관음증이 만연한 사회풍토를 비판했던 사람들은 이번에도 똑같은 잣대로 비판을 해야 한다. 문제는 바로 역겨움을 탐닉하는 그 들, 지난 10년을 깡그리 부정하려는 그 들, 노무현 정권을 저주하는 그 들, 매력적인 여성들을 모두 싸잡아 천한 것들로 만들고 싶은 그 들.... 자기들의 이부자리 속 문제는 철저히 감추어져야할 성역이지만 남의 이부자리 속은 왜 그리 궁금한지 미칠 거 같은 그 들 말이다. (다음블로그/moveon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