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민중

이랜드 농성, 끝내 폭력 진압

녹색세상 2007. 7. 31. 20:16

농성 조합원들 전원 폭력 연행

 

  ▲경찰에 의해 사지가 들린채 끌려나가는 노조원의 절규하는 모습.....

 

                                 세계 인권 규약

“노동조합의 파업을 공권력으로 파괴해서는 안 된다”

 

“노동조합의 파업을 공권력으로 파괴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세계인권 규약에 명시되어 있다. 노동자들의 유일한 저항 수단인 파업은 인권이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권과 자본의 하수인인 경찰수뇌부는 세계인권 규약을 어기는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으니 인권수호의 보루,민중의 지팡이라는 말을 더 이상해서는 안 된다. 유엔 가입 국가로서 국제적인 개망신을 자초한 것이다.


서울경찰청은 새벽 4시 중무장한 경찰 특공대를 투입하는 등 진압작전을 시작했고, 오전 5시 15분께 46개 중대 4천 600여 명의 경찰력을 투입한 끝에 점거 농성중인 이랜드 노조원들을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농성대오를 지키며 함께 농성 중이던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와 심상정 , 권영길 대선예비후보 등 민주노동당 당원과 당직자들이 강제 폭력 진압에 항의하며 연좌농성을 벌이다 당직자들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노조원들은 경찰 강제해산에 대비해 집기류로 1층 입구를 막은 채 농성 중이었다. 30일 밤이 깊어 대부분 조합원들이 잠을 청하는 가운데 일부는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한 조합원은 “경찰에 들려나갈 때 몸무게라도 불리려고 야식을 먹는다”며 농담을 건네면서도 “피가 마른다”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농성장을 지키고 있지만 용역깡패나 경찰의 폭력 진압 때문에 걱정은 하지만 가족들의 안부를 묻는 전화를 하곤 한다.

 

다음날 새벽 2시 55분께 경찰 투입 소식이 전해지자 비상이 걸렸다. 자고 있던 노조원들이 긴급히 깨어 일어나 대오를 갖춰 경찰 진입해 대비했다. 권영길, 단병호,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이 대열의 맨 앞에 앉아 농성장을 지켰다. 오전 5시15분께 경찰이 1층 입구문을 깨고 농성장에 진입했다. 농성중이던 노조원들을 한 명씩 끌어내기 시작했고, 끌려나가는 노조원들은 ‘비정규직 철폐하라’ ‘노무현 정권 물러나라’ ‘강제해산 규탄 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좁은 건물 안은 순식간에 격렬하게 저항하는 노조원들의 외침으로 가득 차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30여분 만에 노조원들이 모두 경찰에 연행돼 ‘상황종료’ 됐다.

 

  ▲농성진압 경찰에게 복부를 차여 실신한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 경찰의 폭력은 원내 진출 정당 대표에게까지 자행되었다.

  ▲경찰의 농성장 폭력침탈과 국회의원ㆍ당대표에 대한 폭력에 항의하는 민주노동당 지도부들. 작전중임에도 근무복으로 나온 관할 서초경찰서장의 모습을 보니 작전이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곧 이어 민주노동당 의원단 등이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끝까지 투쟁할 뜻을 거듭 확인했다. 최호섭 뉴코아 노동조합 사무국장은 “개별 노사문제에 공권력이 2번이나 침탈한 경우는 없었다”며 “이 문제를 교섭 한번 없이 해결할 수는 없다. 교섭장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이 끝난 뒤 사복을 입은 경찰들이 최 사무국장을 끌어내려다 민주노동당 의원단과 10분에 걸쳐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연행과정에서 농성조합원 150여 명은 “우리 투쟁 정당하다, 폭력경찰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저항했고, 남성조합원들은 사지가 들려져 옷이 �겨 지거나 일부는 상처를 입은 상태에서 연행되기도 했다. 이랜드 노조와 민주노동당 대표단ㅡ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이날 강제 폭력 해산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랜드 매장이 기간사업장도 아닌데 공권력이 2차례나 투입되는 것은 옳지 않다. 앞으로도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천영세 의원은 “두 차례에 걸쳐 농성장을 침탈한 경찰은 당장 물러가야 한다. 노동자들은 현장을 지키고 다시 일어설 것이다. 공권력으로 사태는 해결될 수 없으며 성실한 교섭을 통해 문제가 해결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의해 끌려 나가며 피눈물로 절규하는 조합원.....

 

진압 과정에서 경찰은 국회의원과 당 대표를 가리지 않고 폭력을 행사해 이 과정에서 심상정 의원의 웃옷이 경찰에 의해 뜯어지고 문성현 당 대표가 복부를 걷어차여 바닥에 뒹굴기도 했다. 이로써 지난 29일 새벽 2시16분 뉴코아강남점 킴스클럽 매장을 기습 점거한 이랜드, 뉴코아노조 조합원들은 농성 26시간 만에 강제 연행됐다.


이들은 그동안 ‘외주화 중단, 비정규직 고용보장과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며 지난 6월부터 공동파업을 벌여왔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권력과 자본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노동조합의 파업을 공권력으로 파괴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세계인권 규약에 명시되어 있고, 노동자들의 유일한 저항 수단인 파업을 짓밟는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