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권 규약
“노동조합의 파업을 공권력으로 파괴해서는 안 된다”
30일 뉴코아 강남점, 투쟁문화제 현장을 가다
29일 새벽 뉴코아, 이랜드 조합원들이 뉴코아 강남점 지하 킴스클럽을 점거하고 난 뒤 호시탐탐 침탈을 노리는 경찰과 이랜드자본의 용역에도 굴하지 않고 승리를 향한 투쟁은 계속 되고 있다. 지난 이틀 동안 뉴코아 아울렛과 킴스클럽 주차장 옆 집회장은 점거농성을 지키는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벽면에는 이랜드 노농자들의 투쟁은 정당하다는 지지 현수막이 나붙었다.
“박성수 회장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외침에 응답하라!”
뉴코아, 이랜드 투쟁을 지지하는 반포 주민들이 내건 현수막이다. 그 옆에는 “뉴코아, 이랜드 동지들의 점거파업 정당하다! 모든 탄압은 인권유린이다!”는 인권단체 연석회의 현수막도 있다.
△ 뉴코아 아울렛 지하 킴스클럽에서 점거농성을 하고 있는 뉴코아, 이랜드 조합원들.
△ 30일 뉴코아 강남점에서 투쟁문화제를 열고 있다. ⓒ 미디어홍보위
투쟁문화제, “동지를 믿고 나를 믿고”
30일 오후 8시, 저녁식사를 마치고 투쟁문화제가 열렸다. 김어진 서초구위원장의 사회로 예정 시간보다 늦게 문화제가 시작됐다. 이 투쟁문화제는 긴박했던 하루를 마감하는 투쟁이다. 아울러 밤을 지새우기 위해 투쟁 기운을 비축하는 또 다른 투쟁의 시작이다 .
△ 투쟁문화제에 참석한 당 지도부. ⓒ 미디어홍보위원회
문화제가 잘 기획된 행사마냥 매끄럽지는 않다. 하지만 스스로 발언을 하겠다고, 스스로 몸짓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로 채워졌다. 이랜드노조의 정당한 투쟁을 지지하는 노동자, 학생, 당원, 반포 잠원 주민들이 하나가 되어 문화제를 채워갔다. 한 인권단체 활동가가 무대에 올라 세계 12위,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다는 나라에서 자행되는 인권탄압의 현실을 고발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김은주 민주노총 부위원장, 임성규 공공운수연맹 위원장은 반드시 투쟁에서 승리하자는 결의를 다진다.
김은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노무현 정권은 출범하면서 국민들에게 비정규직의 피눈물을 닦아주겠다고 했지만 비정규노동자들을 더욱 악랄하고 비열하게 탄압하고 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은 여성들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아이 마음대로 나아라, 정부에서 다 책임지겠다고 했다. 이 투쟁의 중심에 여성노동자가 있다. 그러고도 노무현 정권은 잘 했다고 하고 있다”고 현정부의 꼬집어 비판한뒤 “여성들이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 독하게 마음먹고 질기게 투쟁해서 승리하자. 여성노동자들이 단결하고 남성과 여성,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연대해서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똑바로 보여주자”고 결의를 다졌다.
임성규 공공운수연맹 위원장이 무대에 올랐다. “이 싸움은 이기고 있다. 이렇게 많은 동지들이 밤을 지새우며 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이 아직 총궐기대회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정적인 무기가 남아있다. 민주노총이 비상 대의원대회를 열어 이 투쟁을 승리결의를 세우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민중가수 박성만 씨가 자작시를 낭송한 뒤 구수한 노래를 선사했다. “쇼를 해라!”와 “물결은 아픈거야”라는 자작시를 차분하게 낭독하며, 비정규 차별과 억압이 없는 세상을 꿈꿨다. 집회가 무르익을수록 집회대오는 점점 불어났다. 낮 500이던 대오는 두 배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
투쟁의 주역들, 뉴코아, 이랜드 조합원들이 무대에 오르자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씩씩하기만 아줌마들의 투쟁 결의 발언은 순박하기만 하다. “많은 동지들이 연대해 줘서 감사하다. 용역깡패를 밀어 우리를 때리고, 연행해서 많은 동지들이 울고 그랬다. 점점 더 강해지는 것 같다. 2차 연행돼도 계속 점거를 할 것이다. 반드시 승리를 할 것이다.” 정종숙 이랜드 월드컵분회원은 지난 20일 제사와 봉사가 있어 동지들과 함께 연행되지 못해 가슴이 아팠다며, 19일 불렀던 진도아리랑을 한 가락 뽑아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의 편지를 낭독하는 조합원 ⓒ 미디어홍보위원회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의 옥중편지가 울려 퍼진다. “우리 동지들이 자랑스럽다. 힘찬 공동투쟁으로 승리의 날이 가까워졌다. 이랜드 자본을 쉴새 없이 몰아 붙여야 한다. ~ 어머니의 위대함을 또 한 번 절감하다.” 편지를 낭독한 뒤에는 “동지를 믿고 나를 믿고 우리투쟁 승리하자!” 구호로 깔끔하게 마무리까지 했다. 고려대 몸짓패 ‘돌개바람’이 까만 옷을 맞춰 입고 무리를 지어 나온다. 대학생 새내기인 정슬기 씨의 “우리가 하는 몸짓이 투쟁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면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발언이 끝난 뒤 노래 가락에 힘찬 몸짓을 선보인다.
투쟁문화제의 마지막 발언은 단병호 의원이 했다. “오늘 마포 경찰서 수감돼 있는 이경옥 부위원장,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을 만났다. 혹시 구속돼 위축돼 있지 않을까 걱정했다. 밖에 있는 동지들이 우리 몫까지 투쟁해 달라고 했다. 승리할 때까지 한 치의 흐트럼 없이 투쟁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단병호 의원은 박성수 회장을 거침없이 비판한다. “박성수 회장은 뭔가 상당히 착각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지고 성실하게 교섭에 나서야 한다. 시간만 가면 해결되겠지, 국가가 나서 해결해 주겠지 하면 큰 오산이다. 수천만씩 들여 언론사에 광고를 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진실의 눈을, 귀를 가릴 수 없을 것이다. 국민들은 오늘의 작태에 분노하고 있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또한 단병호 의원은 이랜드자본의 이중대 역할을 하는 노동부에 더 이상 직무유기를 하지 말고 제 역할에 충실할 것을 촉구한다. 투쟁문화제엔 당에선 문성현 대표, 천영세 원내대표, 단병호 의원, 이해삼 최고위원, 김은진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원들이 함께 했다.
킴스클럽 매장 안, 뜨거운 투쟁기세로 밤 지새운다
△ 당 지도부가 킴스클럽 매장안으로 들어가서 점거농성을 함께 벌이고 있다.
문화제를 마치고 문성현 대표, 천영세 원내대표, 단병호 의원은 킴스클럽 안으로 들어가 농성의 밤을 함께 하기로 했다. 천영세 의원은 “역사에 기록될 아름다운 밤, 동트는 날까지 정의로운 싸움을 함께 하겠다”고 결의를 다진다. 단병호 의원은 역시 “꼭 열흘 만에 이 자리에 다시 들어왔다. 한 번 실패는 병가지 상사라는 얘기가 있다. 지난 번에는 경찰이 들어올 때 얌전히 앉아 스크럼 짜고 구호만 외치고 들려 나갔다. 이번에는 그렇게 무기력해서는 안 된다. 두 번 당할 수 없다. 농성장 최대한 지키고 농성장에서 승리를 안아오는 투쟁이 돼야 한다”고 다부지게 말한다.
문성현 대표는 “문화제에서 한 동지가 지금 지하에 있는 우리 동지들이 투쟁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지금 이 땅에는 우리 여성들이 세계적으로 가장 강력한 지하조직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투쟁하자. 민주노동당은 여러분과 함께 앉는 그 정성으로 함께 하겠다”며 “삼세번만 넘기는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 노무현은 공권력을 세 번 이상 투입할 수 있는 강심장이 아니다”고 승리의 고지가 멀지 않았다고 격려했다. 당 지도부의 발언 뒤에 사수대를 맡고 있는 당원들이 ‘바위처럼’, ‘짜라빠빠’에 맞춰 신명난 몸짓을 선사한다. 그리고 쉴새없이 연대 동지들의 결의 발언이 이어졌다. 30일 밤, 뉴코아 매장 안팎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 노동자, 학생, 당원들이 하나가 되어 비정규철폐의 새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진보정치 퍼옴)
△ 30일 밤, 킴스클럽 매장 안 뉴코아 이랜드 조합원들의 투쟁의 기세는 드높기만 했다.
△ 이랜드 조합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마음을 담아 벽에 붙인 색지.
△ 연대동지들의 따뜻한 사랑이 담긴 격려 글. ⓒ 미디어홍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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