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만성통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아십니까?

녹색세상 2007. 7. 2. 15:21
  만성통증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겉은 멀쩡한데 당사자는 아파 일상생활이 어려우니 여간 고통이 아니다. 예전에는 통증을 ‘증상 중의 하나’로 봤지만 최근 의학이 발달하면서 ‘통증 자체를 병’으로 봐 통증만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진료과가 생긴 지 이미 오래 전이다. 큰수술을 받거나 사고 후유증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마취통증과와 재활의학과에서 진료를 하는데 찜질이나 하며 통증환자들을 치료해 온 정형외과나 신경외과에서 밥벌이가 줄어들어 난리가 아닌 모양이다. 사회복지제도가 발달한 유럽이나 선진국의 경우 통증을 장애로 보고 판정기준이 정해져 있고, 통증에 대한 장애 심사도 통증전문의사들이 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아직 요원하기만 한 남의 나라 말이다.


  통증 때문에 보행이 불편하면 다리나 허리에 사고나 난 것과 마찬가지고, 통증 때문에 글씨를 쓰기 힘들거나 컴퓨터를 사용하기 힘들다면 업무를 볼 수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통증의학과나 재활의학과에서는 말한다. 맞는 말이다, 남들은 장시간 걸어도 아무런 이상 없고, 하루 몇 시간씩 컴퓨터로 작업을 해도 괜찮은데 이런 기본적인 일상생활과 일을 할 수 없는 것이 장애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통증을 환자의 ‘주관적인 판단’이라고 몰아 붙여서는 안 된다. 오죽하면 체면 불구하고 몸이 아프다고 남들에게 말하는지 그 심정을 알아야 한다.

 

 
  문제는 ‘붙어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기존의 외과의사들이 칼자루를 잡고 있어 좀처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사고로 조그만 수술을 받았다 할지라도 후유증은 남는다고 의사들은 공통적으로 말한다. 갈비뼈 골절도 뼈가 붙으면 다시 떨어지지는 않지만 힘든 노동을 하거나 무리할 때 통증이 몇 개월 간다는 것은 후유증이 분명하다. 그런데 통증을 초기에 치료해야 사회복귀율이 높은데 시기를 놓쳐 영구 장애가 남아 고생하는 환자들이 많다. 특히 교통사고나 산재사고를 당한 환자들이 대부분 이런 처지에 놓여있다.


  해결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후발주자의 장점을 살려 미리 해 놓은 남들의 사례를 연구해 문제점을 보완해 도입하면 된다. 통증에 대한 장애 심사를 ‘붙어 있으면 된다’는 생각에 젖어있는 외과의사들에게 맡기지 말고 통증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통증전문의학과와, 서로 관련이 있는 재활의학과에 함께 맡기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다. 이것을 대통령이나 시행규칙에 맡기면 의해관련 당사자들에 의해 자의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으니 법률로 정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통증환자들의 고통을 줄일 수 없다. 그리고 모든 통증 치료에 대해 당장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해야 한다. 과다한 진료비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쳐 사회복귀를 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너무 많다. 이는 한 가정을 파탄시키는 일이요, 이론 인한 엄청난 사회적 비용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삶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하는 딸들에게....  (0) 2007.07.10
×텔에서 보낸 휴가.....  (0) 2007.07.09
말로만 떠드는 안전제일  (0) 2007.07.02
오랜만에 들어보는 추상명사....  (0) 2007.07.01
새벽에 걸려온 전화....  (0) 2007.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