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너무 오래도록 침묵을 하고 있다. 남의 문제가 아닌 자신들의 취업 문제와 가히 살인적인 대학등록금에 강렬하게 저항하지 않고 있다. 진보진영의 활동가들의 연령도 갈수록 높아만 가고. 젊은 피가 수혈되지 않는 조직의 생명이 길어질리 만무하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다. 이른바 시민운동 단체도 그렇고, 노동 운동도 30대중반이면 햇병아리 취급을 받을 정도고, 민주노동당도 사십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러다가 일본 공산당처럼 노인네들만 앉아 있는 꼴이 되지 않을지 걱정이다.
80년대 각 부문 조직의 실무자들은 대부분 20대 중후반이었다. 30대만 되어도 원로 취급을 받을 정도로 생기가 넘치고 젊은이들이 득실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모든 조직이 고령화로 치닫고 있다. 이렇게 된 원인은 젊은이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성세대 활동가들에게도 일정부분 책임이 없지는 아니하다. ‘40대 운동권 아저씨들 조직’에 어떤 청년이 들어와 견딜 재주가 있겠는가? 장기적인 전망을 세울 길이 안 보이니 들어올 리 만무하다. 발들여 놓았다가 어느 날 날아가는 파리 목숨이 될지 모르는 판이니 올 수가 없다.
재작년 프랑스에서는 수습 기간을 2년으로 해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는 법안을 상정하려다 난리가 났다. 당사자들인 대학생들이 들고 일어나고 대학교수들도 동조 파업에 들어갔으며 학부모들이 시위 대열에 합류하고, 고등학생들까지 동맹휴업에 들어갔다. 이 법안은 상정조차 하지 못한 채 폐기되었으며 집권당은 엄청난 정치적인 타격을 입고 말았다.
10년 전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불어 닥친 구조조정의 칼바람과 비정규직 양산은 노동시장을 북풍한설 몰아치는 동토의 땅으로 만들고 말았다. 공공부문에서 앞장서 비정규직을 양산하며 비정규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으로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우리들의 2세를 교육 시키는 학교에도 비정규직 교사가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간다. 자신의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데 소신을 가지고 부지런히 가르칠 사람이 누가 있다고 그 난리를 치는지 모르겠다. 일 년 단위로 재계약을 하고 모든 권한이 교장에게 있기에 계약직 교사들은 꼼짝도 못하고 숨죽이며 살얼음판 같은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주변에 제대로 된 직장을 구했다는 청년들을 볼 수가 없다. 대부분이 파리 목숨인 계약직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지 않는 현실이 갑갑하기만 하다. 10만 명 아니, 6만 명만 국회 앞에 모여 시위하면 정치권이 안 나서고 못 배길 텐데..... 세태를 원망해야할지 시대를 미워해야할지 도통 모르겠다. 인터넷이란 신속한 도구를 활용하면 얼마든지 조직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보채는 놈 젖 준다’고 하지 않는가. 떠들고 나서야만 정치권이 문제 해결에 나서지 침묵하면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 청년들이여, 실업 문제와 세계에서 4번째로 비싼 대학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라. 그대들이 침묵하면 가족이 고생하고 온 국민이 고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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